《무덤은 참 역설적인 존재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눈물로 떠나보내는 이별의 장소인 동시에 귀신이나 심령현상이 떠오르는, 인간이 두려워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최근 영화 ‘파묘’가 인기를 얻으면서 무덤을 둘러싼 이야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무덤을 이장하거나 몰래 다른 관을 묻는 등 낯설…
《사람을 치료하는 의술은 인간의 출현 이후 우리와 언제나 함께했다. 의사라는 직업이 등장하기 전 인류는 오랫동안 전문적인 의료 대신에 다양한 민간요법으로 치료해 왔다. 한국도 1960년대까지도 집안에 환자가 생기면 병원에 가는 대신에 굿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인간 역사에서 유독…
《여신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했으니, 세계 곳곳에서 사람이 살고 종교가 있는 곳에서는 꼭 빠짐없이 여신이 등장한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팔등신의 늘씬하고 아름다운 아이돌이나 여배우가 등장하면 ‘여신’이라고 치켜세우곤 한다. 이런 인식은 고대 그리스의 예술에서 즐겨 그려진 비너스, 헬레나…
《이집트의 피라미드, 구석기시대의 제사 유적 괴베클리 테페 등 세계 곳곳에는 지금도 쉽게 밝히기 어려운 고대의 기술이 있다. 한국은 거대한 건축이나 문명은 없지만 세계적으로 자랑할 수 있는 기술이 있으니 바로 세심하게 무늬를 넣은, 2400년 전 남한에서 족장(또는 샤먼)이 사용한 잔…
《갓을 쓴 양반을 빼고 조선시대를 상상할 수 있을까. 근대화를 거치면서 불필요한 전통문화를 상징했던 갓이 최근 여러 매체를 통해 새롭게 소개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을 제외하면 정작 세계 어디에서도 비슷한 모자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멀게는 200년 전 나폴레옹이 격…
《‘아이돌’의 원뜻은 ‘우상’으로 사람이 숭배하기 위해 만든 물건이다. 선사시대 사람들은 동굴 속에서 자신들의 신념을 담아 우상을 만들고 그들에게 다양한 춤과 노래로 제사를 지냈다. 이후 문명이 고도로 발달하면서 아이돌은 맹목적인 종교의 대상에서 수많은 대중을 감동시키는 아티스트를 의…
《한자의 기원은 막연하게 신화 속의 인물로 황제의 사관인 창힐이 새 발자국의 모습을 보고 발견했다고만 알려져 왔다. 최근 중국 곳곳의 약 5000년 전 신석기시대 유적에서 한자와 유사한 글자들이 발견되어서 그 시작이 더 오래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이 자신만의 최고 자산으로…
《지구의 심각한 기후변화로 강한 자외선과 더운 여름이 길어지면서 어느덧 선글라스는 우리의 필수품이 되고 있다. 선글라스는 패션의 상징인 동시에 은밀한 의미로도 사용되어서 1980년대까지도 영화나 만화 같은 매체에서 스파이나 악당들은 예외 없이 선글라스를 끼고 등장했던 기억이 있다. 1…
《닭은 우리 삶에서 빠질 수 없는 요리 재료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장년층이라면 어렸을 때 귀하게 먹었던 통닭을 떠올린다. 그리고 스포츠 경기나 피크닉을 가면 치킨으로 사람들은 하나가 된다. 심지어 한류 열풍으로 한국식 치킨은 한국을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한국의 닭요리로도 사랑받고 있…
《서양 중심의 세계로 재편된 근대 이후에 형성된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은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다. 3년 전 흑인의 차별에 대한 큰 논쟁을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서 보듯이 세계는 코로나를 거치면서 다른 피부색에 대한 차별과 오해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여…
《따뜻한 밥 한 공기만큼 우리의 마음을 달래는 음식이 또 있을까.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우리의 일생과 함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쌀밥은 언제부터 우리와 함께했을까. 원래 벼는 아열대의 식물로 한국 토착의 곡물이 아니다. 분명한 것은 신석기시대부터 조금씩 우리와 함께하던 쌀은 30…
《한국 사람이라면 모두 아는 신라의 대표적인 유물인 천마도는 올해로 발굴 50주년을 맞이했다. 천마도는 수학여행의 추억과 국제적인 역사도시인 경주를 대표하는 유물 이상의 의미이다. 하늘을 날아오르는 천마처럼 1500년 전 유라시아 대륙과 맞닿으며 거대한 국가로 웅비하려는 신라의 모습을…
《우리 삶에서 점(占)은 언제나 함께해 왔다. 수많은 기술과 기계가 출현해도 미래는 언제나 불안하고, ‘용한 집’이 있다면 귀가 솔깃해지는 경험을 누구든 해보았을 것 같다. 심지어 엔지니어나 수학자들이 슈퍼컴퓨터를 새로 들일 때도 축복을 하고 고사를 지내는 모습은 전혀 어색하지 않다.…
《한국 사람이 소를 대하는 태도는 참 모순적이다. 농경사회를 거치면서 오랫동안 가족처럼 대접을 받고 신성시되기까지 했지만, 정작 그 고기 요리법은 세계 최고여서 고기는 물론 꼬리에 발톱까지 버리는 부분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가장 귀하지만 가장 다양한 요리법을 가지게 된 모순적인 소고기…
《인간은 직립보행을 한 이래 손으로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한다. 그중에는 불필요해 보이는 행동도 있으니, 바로 낙서다. 전화를 받을 때도, 수업을 할 때도 손에 펜만 쥐여 주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낙서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냥 단순한 ‘끄적거림’으로 간과하기 쉬운 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