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앞에서 교장이 교사 체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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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장지도 소홀 책임 물어… 교사들 반발

경기 평택시의 한 사립고 교장이 학생 복장지도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들을 체벌해 물의를 빚고 있다. 9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한국관광고 김모 교장(82)은 지난달 24일 점심시간에 학생 복장과 두발 상태를 점검하면서 복장이 불량한 학급의 담임교사들에게 칠판에 손을 대게 한 다음 회초리로 엉덩이를 때렸다. 김 교장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복장이 불량한 학생 수만큼 담임교사를 체벌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교사는 교장의 체벌에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장이 때린 교사는 모두 7명으로 이 가운데 2명은 여교사라고 교육청은 밝혔다.

한 학부모는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진보 교육감이 변화를 갈망하는 학부모들에 힘입어 재선됐음에도 여전히 사립학교에서는 이처럼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도교육청은 최근 세 차례 감사반을 보내 교사와 학생들의 진술을 받는 과정에서 교장이 회초리(길이 50∼60cm)로 담임교사들을 1∼3대씩 때린 사실을 확인했다. 김 교장은 감사반에 “복장과 두발이 불량한 학생들을 야단치는 과정에서 너희가 잘못하면 담임선생님이 혼난다는 뜻으로 때리는 흉내를 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장은 1969년 이 학교의 전신인 중학교 교장으로 취임한 이후 41년째 교장을 맡고 있다.

평택=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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