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세트 아르망디’ 빈 상자·쓰레기만…마지막 영업 마친 ‘버닝썬’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17일 13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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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마약·유착’ 의혹 수사로 17일 새벽 문닫아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클럽 ‘버닝썬’ 입구  주위에 샴페인 등 주류를 담았던 상자와 일회용품 박스들이 나뒹굴고 있다. © 뉴스1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클럽 ‘버닝썬’ 입구 주위에 샴페인 등 주류를 담았던 상자와 일회용품 박스들이 나뒹굴고 있다. © 뉴스1
서울의 체감기온이 영하 9도까지 떨어진 17일 새벽, 마지막 영업을 마친 직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클럽 ‘버닝썬’ 주위는 쓰레기만 흩날리고 있었다.

이문호 버닝썬대표는 내부사정으로 버닝썬 영업을 종료한다고 17일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밝혔다. 그는 15일 뉴스1과 통화에서 “완전히 사업을 철수할지, 임시로 중단할지는 현재 경영진이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의 압수수색과 전·현직 임직원과 관계자들의 경찰 줄소환으로 재개장 일정 또한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18년 2월 개업 후 1년 동안 강남 불야성의 중심을 차지했던 ‘타는 태양’ 버닝썬의 마지막 아침은 초라했다. 술병 잔해와 물병, 담배꽁초만이 마지막 영업의 민낮을 여과없이 보여주었다. ‘억대 양주 세트’로 불리며 호기심과 비아냥을 동시에 불렀던 샴페인 ‘아르망 드 브리냑’(아르망디) 빈 상자도 수십 개가 나뒹굴었다.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클럽 ‘버닝썬’ 입구 인근에 샴페인 ‘아르망 드 브리냑’(아르망디)을 담았던 박스가 쌓여 있다. © 뉴스1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클럽 ‘버닝썬’ 입구 인근에 샴페인 ‘아르망 드 브리냑’(아르망디)을 담았던 박스가 쌓여 있다. © 뉴스1
강남 밤문화의 핫 플레이스 버닝썬은 최근 ‘성폭력·마약·유착’의 3대 의혹으로 경찰의 집중수사를 받아왔다. 3대 의혹의 단초는 지난해 말 한 클럽 손님이 “직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112에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이날 오전 10시를 전후해 클럽에서 나온 직원 10여명은 짐을 옮기기 시작했다. 화장지와 물티슈, 콜라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직원들은 수십 상자의 짐을 승합차와 중형차·SUV에 나눠 실었다. 기자가 ‘짐들은 어디로 가는 것이냐’고 물으려고 했으나 한 직원은 “이쪽 찍지 말라”면서 고성을 질렀다. 일부는 마스크를 썼고 직원 간 대화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정문 주위에는 취재진 외에도 전날 빅뱅 승리의 단독 콘서트를 다녀온 외국인 팬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들은 버닝썬의 마지막을 사진으로 기록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기자가 만난 일본인, 중국인 팬은 “콘서트를 보려고 내한했다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와봤다”고 말했다. 굳은 표정의 팬들은 “승리에게 모든 책임이 있는 것처럼 비치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며 자리를 옮겼다.

앞서 버닝썬 사내이사로 있던 승리는 16일 오후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단독공연에서 “많은 분께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며 고개 숙이고 “모두 저의 불찰이다. 공인으로서 저의 한 마디 한마디에 더 깊이 생각하지 못했고 경솔했다”라면서 사과한 바 있다.

오전 11시께 직원들은 정리를 마치고 내부로 들어갔다. 한 직원은 “나는 청소하러 왔고, 여기서 뺀 짐들은 버릴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에 있는 가구들은 나중에 철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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