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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초 후에 공개합니다?” 방만 경영 지상파, 중간광고로 적자 메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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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초 후에 공개합니다?” 방만 경영 지상파, 중간광고로 적자 메우나?

신규진기자 , 이지운기자 입력 2018-12-02 17:11수정 2018-12-0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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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프로그램을 1부와 2부로 나눠 ‘프리미엄 광고(PCM)’라는 이름으로 유사 중간광고를 시행하고 있다. 사진은 MBC ‘라디오스타’(위 사진)와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서 PCM을 예고하는 장면. MBC
지상파 방송사들이 이르면 내년 초부터 중간광고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침에 대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상파 방송의 방만한 경영에 대한 혁신없이 중간광고를 허용함으로써 공공성을 훼손하고 매체 간 균형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9일 ‘차별적 규제 해소’를 근거로 지상파 중간광고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방통위는 지난달 28일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과 관련된 시행령을 입법예고 할 예정이었으나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를 연기했다.

● 국민의 60.9%가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반대

미국, 일본, 영국 등 해외에서는 공공성을 이유로 공영 방송의 중간광고는 물론 광고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국내 지상파 방송사들은 1974년 오일쇼크 당시 과소비 방지 차원에서 중간광고가 금지된 뒤 광고 매출이 감소한다는 이유로 중간광고 도입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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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상파는 지난해부터 ‘프리미엄 광고(PCM)’ 명목으로 유사 중간광고를 운영해왔다. 인기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을 1부와 2부로 나누고 중간에 광고를 끼워 넣는 식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 교수는 “국민의 재원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 편법으로 중간광고를 하고 있지만 방통위는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한걸음 더 나아가 양한열 방통위 방송기반국장은 지난달 2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지상파와 유료방송 간) 비대칭 규제를 할 명분이 사라졌다. 지상파의 콘텐츠 품질 하락이 시청자의 손해로 돌아오고 있다”며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방침을 밝혔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광고매출 하락을 이유로 중간광고 도입을 주장하지만 사실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방송 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상파 광고매출은 2011년 2조3754억 원에서 2016년 1조6228억 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그러나 자회사를 포함한 지상파의 전체 매출액은 오히려 증가했다. 같은 기간 3조9145억 원에서 3조9987억 원으로 842억 원이 늘었다. 직접적인 광고 매출은 감소했지만 주문형비디오(VOD), 재송신료 등의 수익이 증가한 결과다. 계열사를 포함한 지상파 광고 점유율도 2016년 기준 60.3%로 과반을 넘는다. 지상파 3사가 보유한 이익잉여금도 2011년 2조2064억 원에서 2016년 2조4712억 원으로 늘었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에 따르면 중간광고가 도입될 경우 2021년 지상파 광고비가 1177억 원이 증가한다. 반면 신문 광고비는 216억 원, 케이블TV는 114억 원, 잡지는 50억 원이 줄어든다. 매체 간 균형발전이 저해된다는 지적이다. 여론도 중간광고 도입에 부정적이다. 10월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60.9%가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을 반대했다. 찬성(30.1%) 의견의 두 배가 넘는다.

● 방만 경영 구조 개선이 선행돼야

중간광고 도입보다 지상파의 방만한 경영으로 인한 적자 해소가 우선이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KBS는 올해 상반기 441억 원, MBC는 536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시사 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 진행자 김제동 씨가 회당 350만 원의 출연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고액 출연료’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상파의 방만 경영에 대해서는 방통위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석진 방통위 상임위원은 “지상파의 시청률 하락은 특정 이념에 편향된 프로그램들을 만들면서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당한 결과다. 방만한 경영과 고임금 구조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간 지상파와 유료방송 간 비대칭 규제의 경계는 무너져왔다. 2012년에는 지상파 심야방송이 허용됐고, 2015년에는 지상파 광고를 정해진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편성하게 한 광고총량제가 도입됐다. ‘황금 주파수’로 불리는 700MHz 대역 주파수도 UHD(초고화질) 방송을 위해 지상파에 무상으로 할당했다. 허승호 한국신문협회 사무총장은 “지상파는 거듭되는 특혜성 조치에도 콘텐츠 질과 시청률 등에서 과거보다 나아진 게 없다”고 했다.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은 방송의 사회적 역할 및 공적 책임을 강조해왔던 현 정부 방침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중간 광고는 시청률 경쟁을 심화시켜 방송의 상업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공정성 훼손이 불가피하다. 지상파 광고 수입이 늘어나는 것 외에 어떤 장점도 보이지 않는 정책을 정부가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이어 KBS 수신료 인상까지? ▼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방침에 이어 KBS 수신료 인상까지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0월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재 지상파 방송의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들을 살펴보고 있다”며 “37년째 묶여있는 KBS 수신료를 올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KBS는 현행 1가구 당 2500원인 수신료를 인상해주면 KBS 2TV의 광고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그러나 방통위가 공영성을 명목으로 수신료를 올려 주어야 한다고 하면서, 광고폐지는커녕 중간광고까지 허용해주겠다는 정책은 모순된다는 지적이다.

KBS는 물가 인상률을 반영한 일본 NHK, 영국 BBC 등 해외 공영방송 수신료와 비교했을 때 수신료가 낮다며 인상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방통위에 따르면 수신료 수입은 1인 가구 증가 등 매년 징수 대상이 확대되면서 2014년 6250억 원에서 2016년 6333억 원으로 꾸준히 늘어왔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지난달 19일 양승동 KBS 사장 인사청문회에서 “KBS가 수신료 인상을 요구할 때마다 예로 든 BBC, NHK는 상업광고와 협찬 자체를 금한다”며 “중간광고를 (요구하기)보다 신뢰를 회복하고 사회적 합의에 따라 수신료 현실화를 요청하는 게 공영방송다운 길”이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지상파가 아닌 유료 케이블TV나 모바일 등으로 방송을 시청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KBS 수신료 납부를 거부하겠다는 민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수신료 환불민원은 2016년 1만5746건에서 지난해 2만246건으로 늘었다. 올해만 해도 9월까지 2만5964건에 이른다. KBS 전체민원에서 수신료 환불민원이 차지하는 비율도 2016년 4.7%에서 지난해 6.5%로 상승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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