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비정상적인 ‘미친 집값’”…전문가가 말하는 내집마련 시기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6일 1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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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부동산]

31일 서울 종로구 직방 건물 앞에서 함영진 직방 테이터 랩장과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연구소장.
31일 서울 종로구 직방 건물 앞에서 함영진 직방 테이터 랩장과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연구소장.
“지금 서울 집값은 ‘미친 집값’이 맞죠. 펀더멘탈(기초체력)에서 유발된 게 아니기 때문에 지속되긴 한계가 있어요.”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서울 집값은 단기 고점에 다다른 것 같아요. 입지가 좋은 아파트를 제외하면 조심해야 할 때입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최근 서울 집값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혼란도 커졌다. 11,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8 동아재테크·핀테크쇼’의 강연자로 나서는 함 랩장과 김 소장을 지난달 31일 만나 부동산 시장 전망과 투자 전략을 미리 들어봤다. 함 랩장은 첫날인 11일 “빅데이터로 분석하는 내년 집값 전망,” 김 소장은 12일 “빠숑(필명)이 예측한 내년 집값”을 주제로 강연한다.

현재의 서울 집값 상승세가 비정상적이라는 데는 두 전문가의 의견이 일치했다. 김 소장은 “10년 정도 장기로 보면 서울 집값은 물가상승률 수준의 상승세를 보였다. 문제는 최근 집값이 단기에 급격하게 올랐고, 특히 10년간 가격이 거의 안 올랐던 아파트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오르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연말이나 내년 초 급등세가 진정되고 집값 조정기가 오면 입지여건이 좋지 않은 서울 외곽 아파트들은 가격이 하락해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함 랩장도 “원래 서울 집값 상승장은 입주 5년차 이내 새 아파트가 이끌었는데 올해 8월까지 누적 상승률을 보면 11~15년차 아파트들(14.8%)이 새 아파트(10.9%)보다 더 올랐다. 지역별, 가격별 키 맞추기 현상(아파트 간 가격차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현상)에 그동안 값이 안 오르던 아파트까지 덩달아 오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이상현상을 불러온 원인으론 풍부한 유동성과 규제의 역설을 꼽았다. 함 랩장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요즘 다시 오르고는 있지만 아직도 3%대 중후반으로 2008년(5%대) 대비 충분히 낮다. 여기에 정부가 너무 많은 수요억제책을 한순간에 펼쳐놓은 반면 공급 방안은 별로 없어서 만성적인 수요초과지역인 서울에서 문제가 불거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과거와 달리 요새 강남 아파트 가격에는 조식(早食)서비스, 피트니스센터 등 단지 내 기반시설, 커뮤니티 문화 등 유무형의 가치들이 포함돼있다. 그 가격에도 살 사람이 넘치니까 값이 오르는 건데 정부는 투기라는 시각으로 분양가 통제 등 수요를 억누르려고만 한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강남을 명품 같은 특수한 고가 시장으로 만드는 대신 세금을 훨씬 무겁게 거두는 것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강남이 ‘그들만의 리그’가 되면 타 지역의 ‘키 맞추기’ 현상이 사라져 다른 서울 지역의 집값은 안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 시기에 대해서는 엇갈린 견해가 나왔다. 함 랩장은 “급하게 서두르지 말라”고 말했다. 조만간 정부가 발표할 추가 규제와 하반기(7~12월) 금리인상 여부, 전반적인 경제 여건을 살펴본 뒤 움직이라는 것이다. 그는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분기(3개월)당 10만 채씩 쏟아지는 랠리가 끝나는 시기가 내년 1분기(1~3월)인 만큼 2분기(4~6월) 이후 매입을 검토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반면 김 소장은 “실거주자라면 서울의 입지 좋은 비싼 아파트일수록 지금 사는 게 좋다”고 했다. 그는 “좋은 입지의 싼 아파트는 사고 나쁜 입지의 싼 아파트는 피하라”고 조언했다.

주애진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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