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도 공식이 있나요

  • 여성동아
  • 입력 2018년 4월 22일 14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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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의 방식대로 일반인 출연진의 마음을 읽어 내려가는 6명의 연예인 예측단. 정신과 전문의 양재웅 W진병원 대표원장은 정신의학과 심리학 이론을 총동원해 ‘썸’의 방향을 예측해낸다. 사랑에도 정말 공식이 있는 걸까. 양재웅 원장에게 물었다.

‘하트시그널’을 보다 보면 놀랄 때가 많아요. 원장님의 분석이 너무 잘 맞아서요(웃음).

‘하트시그널’ 때문에 여자들이 저를 경계하는 것 같아요. 너무 빨리 마음을 읽어버릴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되게 안 좋습니다(웃음).

‘하트시그널’ 시즌1 때부터 함께하셨죠. 어떻게 합류하게 된 건가요.

이진민 PD께서 프로그램을 기획할 당시 정신과 전문의를 섭외하려고 알아보시던 중 지인의 소개로 사전 미팅을 하게 됐어요. 그땐 MC도 정해지지 않았고, 프로그램 콘셉트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죠. 대략적인 얼개만 들어봐도 재밌을 것 같더라고요. 평소 웹툰을 즐겨 보는 편인데, PD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천계영 작가님의 ‘좋아하면 울리는’이라는 작품이 떠올랐거든요. 제가 그 웹툰 팬이에요. 연애를 관찰하는 형식이라는 점에서 웹툰을 예능으로 구현해내는 느낌이 들 것 같아 분명 재밌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트시그널’ 출연 이후 연애 상담을 위해 병원을 찾아오는 분은 안 계신가요.

‘썸’인지 ‘사랑’인지 궁금해서 정신과에 오진 않죠(웃음). 다만 병원에 오시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전보다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프로그램을 잘 보고 있다면서 전보다 더 편하게 상담받으러 오시거든요. 기업체 특강 때 싱글 직장인을 대상으로 ‘연애와 결혼, 관계 맺기’를 주제로 Q&A 형식의 강연을 한 적은 있어요.

그때 특별히 강조했던 부분이 있나요.

‘하트시그널’에선 어떻게 하면 초반에 상대의 마음을 끌어서 연애로 이어갈지에 대해 말한다면, 강연 땐 어떻게 하면 연인과의 관계를 결혼까지 가져갈 것인가를 얘기했어요. 대상이 싱글 직장인이었으니까요. 일단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어요. 특히 결혼 적령기에 있는 분들은 결혼생활이 정말 자신과 잘 맞을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해요. 결혼생활은 자극이나 열정만으로 지속될 수는 없으니까요. 보통은 자신과 다른 면을 가진 이에게 끌리는데, 사실 그러면 틀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내게 결핍돼 있는 걸 상대를 통해 채우려고 하는 것인데, 결국 성향이 너무 달라 결혼생활을 유지하지 못하는 케이스를 많이 봤거든요. 그래서 비슷한 성향의 사람을 만나는 게 편할 수 있어요. 물론 자기의 성향이 너무 강하다고 생각되면, 그 성향을 조금은 깎아내는 노력도 필요하겠죠.

원장님은 어떤 성향의 사람인가요.

일단 저는 결혼이랑 안 맞는 사람 같아요(웃음).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아직 연애 감정이 없어지는 그 단계를 넘어서는 게 힘들더라고요. 아마도 새롭고 자극적인 걸 추구하는 성향이라서겠죠.

평소 친한 사람들에게 연애에 관한 조언도 자주 해주는 편인가요.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를 좀 봐달라는 친구들도 있었고, 언제 고백하면 좋을지 타이밍을 묻는 친구들도 많았어요. 제가 훈수를 두면 일단 성공률은 좀 높았던 것 같아요. 그 친구들은 뭐, 자기가 잘해서 성공한 거라고 주장하겠지만요(웃음). 연애에서 중요한 건 결국 ‘타이밍’이잖아요. 지금은 상대가 받아주지 않더라도 나중에 좋은 타이밍이 올 수도 있어요. 저는 그 타이밍을 봐주는 역할을 한 거예요.

여심 공략법, 남심 공략법이 있다고 보시나요.

어느 정도 있다고 봅니다. 시즌1 때 서지혜 씨가 ‘몰표’를 받은 것처럼, 시즌2에선 임현주 씨가 몰표를 받았잖아요. 남자들은 자기 마음을 편하게 해주거나 잘 받아줄 것 같은 인상을 가진 여자에게 훨씬 호감을 갖게 돼요. 여자들 연애 필독서에 ‘리액션이 중요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죠. 반면 남자는 초반에 너무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것 같아요. 빨리 자신을 보여주려고 하고, 증명하려고 하면 대부분의 여자들은 남자에게 매력을 크게 느끼지 못하거든요. 아,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꾸준히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거나 자신이 말했던 부분들을 실제로 증명하는 일이 생기면 또 다른 매력이 될 수도 있겠네요. 이론으로 설명하는 건 비교적 쉽지만, 사실 사랑이 머리로 하는 건 아니잖아요. 저 역시 사랑에 있어서는 그렇게 전략적인 사람이 못 돼요(웃음).

앞으로 출연진의 애정 전선, 어떻게 될 거라고 보시나요.

헛소리하면 안 되는데…(웃음). 가장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김현우 씨의 경우 결국엔 오영주 씨를 택할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진 임현주 씨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사실 현우 씨는 영주 씨와 더 온도가 잘 맞는 느낌이에요. 더군다나 결혼을 빨리 하고 싶다고 했으니, 그렇다면 더더욱 영주 씨를 택하지 않을까요. 지금까지는 영주 씨가 자신을 알아봐주지 않은 것에 대해 약간 서운한 마음이 있었던 것 같은데, 영주 씨가 조금만 더 표현을 한다면 둘의 관계가 단단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면 현주 씨는 자연스럽게 도균 씨에게 가지 않을까요. 새로 등장하는 여성분(김장미)과 임현주 씨 사이에서 도균 씨가 삼각관계를 형성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도균 씨의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현우 씨와 재호 씨는 자기 여자(송다은) 챙기기도 바쁘잖아요. 우리 규빈이는… 좀 더 배우는 것으로….

출연진 중 연애 우등생을 꼽는다면.

재호 씨를 꼽고 싶어요. 초반에는 약간 부담스러운 느낌이 있었지만, 결국엔 한 여자를 선택하고 그 여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잖아요. 허당 같으면서 책임감이 있는 타입이죠. 현우 씨의 경우엔 연애를 잘하는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 자신이 만족스러운 연애를 많이 해보진 않았을 것 같아요.

보면서 답답하게 느껴진 출연진은 누구인가요.

김도균 씨요(웃음). 멋지고 매력적인 분인데 상대가 자신의 얘기를 듣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둔감한 편인 것 같아요. 새로운 여자 출연자 등장 이후 달라질 모습을 기대해봐야죠.

‘하트시그널’ 시즌1 때는 일반인 출연자들을 직접 만나기도 하셨는데, 혹시 ‘하트시그널2’에서 가장 만나보고 싶은 출연자는 누구인가요.

규빈 씨요. 똑똑하고 순수한 친구인데 다듬어지지 않은 느낌이라 제가 해줄 말이 많습니다. 위로해드릴게요(웃음).

#양재웅 대표원장의 실전 연애 꿀팁 5

1 두 번째 시선의 법칙

남자가 이성에게 호감을 느끼면 무의식적으로 시선을 피하게 된다. 시선을 피한 후 자기도 모르게 다시 한 번 쳐다본다면 호감이 있다는 증거다.

2 무장해제 시그널

경직된 상황에서 나도 모르게 마음이 열렸을 때 양쪽 시그널로 인해 순간 얼굴이 비대칭으로 나타나는 현상.

3 메기 이론


막강한 경쟁자의 존재가 다른 경쟁자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효과. ‘하트시그널’에서 ‘메기’라는 용어는 새로운 출연자를 의미한다.

4 팔꿈치 효과

상대의 팔꿈치를 살짝 터치하는 스킨십 기술. 갑자기 허리를 감싸면 부담스럽지만 팔꿈치는 상대적으로 둔감한 부위이기 때문에 적절히 터치하면 부담감 없이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5 도파민 vs. 세로토닌

사랑을 시작할 때 나오는 호르몬이 도파민이라면, 안정기에 접어들었을 때 나오는 호르몬은 세로토닌. ‘썸’에서 ‘연인’ 관계로 넘어갈 땐 세로토닌이 도파민을 이기기 힘들지만, ‘연애’에서 ‘결혼’으로 발전하는 단계라면 안정된 관계에서 친밀감을 공유할 때 나오는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에 주목하자.

글 정희순 hsjung@donga.comㅣ사진 김도균

<이 기사는 여성동아 2018년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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