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에도… 對中수출 5개월째 증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3월 116억달러… 작년보다 12% 늘어… 반도체 등 핵심 수출품목 영향 안받아
전문가 “기술격차 줄어 낙관 못해”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에도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액은 5개월 연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 수출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등 소재·부품이 경제 보복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대중 수출액은 116억8000만 달러(약 13조1000억 원·통관액 기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1% 늘었다. 대중 수출액은 지난해 11월(0.2%) 이후 5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달 한국의 전체 수출액은 489억 달러로 1년 새 13.7% 늘었다. 중국 수출이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 달성에 큰 힘이 된 셈이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의 사드 관련 무역 보복으로 수출 회복세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중국의 무역 제재로 대중국 수출이 향후 1, 2년간 3∼7%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빗나갔다. 중국의 제재에 한국 수출이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지난달 전체 수출액이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일등공신은 중간재였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공산품 가운데 상당수가 한국산 반도체를 비롯한 소재·부품을 수입해 이를 가공·조립한 것들이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중국 기업들로서는 가격과 품질을 모두 고려했을 때 한국산 중간재의 대체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대중 수출액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기준 73.4%다.

하지만 수출전선 전망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이 반도체 등의 고급 기술을 빠르게 개발해 한국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어서다. 중국 정부는 최근 자국산 부품 이용을 독려하는 ‘차이나 인사이드(China Inside)’ 정책을 강도 높게 펼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자국산 중간재 투입 비중은 2000년 57.9%에서 2014년 62.9%로 높아졌다.

관광·유통업계의 피해 역시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이 롯데마트 등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을 철회하지 않으면서 현재 롯데마트 중국 점포 99곳 중 89곳이 영업정지나 자체휴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천호성 thousand@donga.com / 김현수 기자
#사드#무역#수출#증가#반도체#기술격차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