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춘 “고영태 측근들, K스포츠재단 장악하려고 날 몰아내려 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5일 19시 38분


코멘트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은 24일 오후 "한때 최순실의 최측근이었던 고영태 일당이 지금은 나보고 '최순실의 낙하산'이라고 한다"며 "고 씨의 측근들이 K스포츠재단을 장악하려고 나를 몰아내려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이사장은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최순실 씨(61·구속기소)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 공판에 증인으로 나가 신문을 마친 후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K스포츠재단) 직원 7명 가운데 3명이 고 씨의 추천으로 입사했다"며 고 씨가 최 씨를 등에 업고 재단 주도권을 휘둘렀다는 취지로 말했다.

K스포츠재단의 노승일 부장과 강지곤 차장은 고 씨와 한국체대 95학번 동기고, 박헌영 과장은 2년 후배다. 세 사람 모두 고 씨의 제안을 받고 재단에서 일을 시작했으므로 '고영태 사람'이라는 것이다. 반면 자신은 최 씨가 추천해 이사장이 된 것은 맞지만 사적인 관계는 일절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이사장은 "지난해 재단 이사장 출근 첫날 '회장'인 최 씨에게 인사하러 갔을 때 그 옆에 고 씨가 앉아 있었다"며 "처음 만나는 자리였음에도 고 씨는 대뜸 '정현식 사무총장과 김기천 감사를 해임해야 한다'고 (나한테)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 며칠 뒤에는 전화로 "이사장님 그렇게 안 봤는데 왜 제 말을 무시합니까"라며 불손한 말투로 따지기도 했다는 것. 결국 정 사무총장과 김 감사는 안종범 수석비서관(58·구속기소)의 연락을 받고 재단을 나갔다고 정 전 이사장은 밝혔다.

정 전 이사장은 또 "고 씨는 재단 소속이 아니라 더블루K 상무였지만 재단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6월 29일 예정된 전체 워크숍이 취소된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나만 빼고 고 씨가 다른 직원들과 행사를 진행했다"며 "나중에 박 과장에게 사실을 전해 듣고 황당했다"고 말했다.

K스포츠재단은 5일 이사회를 열어 정 전 이사장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정 전 이사장은 계속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고 직원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정 전 이사장은 이사회 효력정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3일 심리가 열리는 가운데, K스포츠재단은 정 전 이사장을 상대로 이사 지위 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