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인자 황병서, 김정은 앞서 걷다 화들짝 놀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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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화난 모습도 ‘깨알공개’… ‘선전’ 맡은 김여정 작품인듯

북한 조선중앙TV가 5일 공개한 기록영화에서 황병서 군총정치국장(위쪽 사진 점선)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앞줄 오른쪽)보다 한 걸음가량 앞서 있다는 것을 눈치 채고 놀라 주춤하고 있다. 그는 황급히 김정은 뒤로 물러서 김정은을 앞으로 안내하고 있다(아래쪽 사진 점선). 사진 출처 조선중앙TV
북한 조선중앙TV가 5일 공개한 기록영화에서 황병서 군총정치국장(위쪽 사진 점선)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앞줄 오른쪽)보다 한 걸음가량 앞서 있다는 것을 눈치 채고 놀라 주춤하고 있다. 그는 황급히 김정은 뒤로 물러서 김정은을 앞으로 안내하고 있다(아래쪽 사진 점선). 사진 출처 조선중앙TV
북한이 최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현지 시찰 풍경과 분위기를 생생한 영상으로 ‘깨알 공개’하고 있다. 신비주의를 지향했던 아버지 김정일 시대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북한 조선중앙TV는 5일 방영한 기록영화에서 김정은이 지난달 19일 자라 양식공장 시찰에서 격분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김정은이 공장의 사업 실태와 성과에 크게 화를 냈다는 사실은 노동신문을 통해 알려졌지만 영상으로도 그대로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영상 속에서 김정은은 수행원들에게 화난 표정으로 말을 하다 흥분한 듯 양손을 휘젓고 고개를 내저으며 기가 막힌다는 듯한 몸짓과 삿대질을 했다. 이에 수행원들은 부동자세로 고개를 숙이고 수첩에 지시 사항을 받아 적는 모습이 담겼다.

군기가 바짝 든 모습은 ‘2인자’로 불리는 황병서 군총정치국장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북한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인민군대사업 현지지도’라는 제목의 새로운 기록영화는 김정은이 간부들을 대동하고 인민군 제5차 훈련일꾼대회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을 전했다. 영상 속의 황병서는 자신이 김정은보다 한 걸음가량 앞서 있다는 것을 눈치 채고 화들짝 놀라며 뒤로 몸을 빼는 모습이었다.

이런 변화는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북한 매체를 통제 관리하는 노동당 선전선동부를 장악한 뒤에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체제의 잘못된 점, 완벽하지 않은 점도 선별적으로나마 적나라하게 공개해 변화를 독려하는 대내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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