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이태원에 1호점 내면 대박 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카페-식당 ‘新성공의 법칙’

지난달 30일 문을 연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스트릿츄러스에 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스트릿츄러스 제공
지난달 30일 문을 연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스트릿츄러스에 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스트릿츄러스 제공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거리를 따라 걷다보면 만나는 ‘스트릿츄러스’. 19일 오후 “맛있다더라”고 이야기하며 디저트를 사려는 연인, 아이 손을 잡은 엄마의 주문이 밀려들고 있었다. 말발굽 모양의 곡물빵을 튀겨 설탕과 시나몬 가루를 듬뿍 묻힌 추로스는 스페인의 국민 간식이다. 따끈따끈한 추로스 하나에 2000원, 커피를 포함한 세트는 4000원. 소상우 ‘스트릿츄러스’ 대표가 6개월간 유럽을 여행하던 중에 사업 아이디어를 얻어 올해 2월 이태원 경리단길 귀퉁이에 1호점을 열었다.

‘스트릿츄러스’는 서울 대학가, 경기 고양시 일산, 부산, 대전 등 전국 곳곳에 문을 열었고 가장 최근에는 동부이촌동에 12호점을 냈다.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맛집으로 떠오르면서 1년도 되지 않아 전국구 디저트 카페로 거듭났다.

○ 트렌드 선도하는 이태원

스트릿츄러스 스탠딩커피 부자피자 천상 붓처스컷…. 이태원에서 1호점을 낸 뒤 뜬 식당들이다. 이탈리아에서 피자전문학교를 졸업한 이일주 셰프가 차린 ‘부자피자’. 전통 화덕피자 맛을 볼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압구정 갤러리아점, 신사동점을 포함해 4호점까지 열었다. 스테이크 전문점인 ‘붓처스컷’도 청담점과 강남 삼성 광화문 판교 등으로 확장했다.

상호 자체에 이태원을 포함한 이자카야 ‘이태원천상’은 서울 서소문 광화문 여의도 역삼 선릉 등 사무실 밀집 지역에 분점을 내고 있다. 직장인 회식 장소나 일본인 바이어 접대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강남에서 뜬 뒤 강북으로 진출하는 식당은 흔했지만 강북에서 강남으로 역방향 진출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태원이 그만큼 트렌드를 선도하는 곳이라 볼 수 있다. 90개가 넘는 대사관저가 밀집한 이태원에 국적이 다양한 외국인이 많이 살고 있다 보니 각국의 문화가 공존하는 독특한 현상이 자리잡았다. 또 이런 문화를 즐기려는 유학이나 해외 거주 경험이 있는 내국인도 많이 찾는다. 안상현 이태원 상가번영회장은 “다른 지역에서라면 홀대 받을 만한, 너무 튀거나 앞서나가는 것들이 이태원에서는 오히려 호응을 얻게 된다”며 “이는 이태원이 글로벌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찾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음식의 맛’을 실험하기에 적당한 곳이라는 것이다.

○ ‘라이딩 커피’ 등 새로운 문화 만들기도

2008년 이태원 경리단길에 1호점을 낸 스탠딩커피는 테이블이 2, 3개만 배치된 테이크아웃 전문 커피점이다. 흰 셔츠에 멜빵, 검은 팬츠를 입은 잘생긴 20대 남자 바리스타들이 경쾌한 음악에 맞춰 커피를 만든다. 테이크아웃을 주로 하니 잠깐 서서 음료를 산 뒤 이동하기에 편해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탄 ‘라이딩족’이 많이 찾는다. 이태원 건대 홍대 서대문 영등포 등 1∼5호점을 하루에 모두 돌아보는 ‘스탠딩커피 라이딩’이라는 놀이까지 생겨났다.

주종호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장은 “외국인들이 ‘서울은 몰라도 이태원은 안다’라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세계적인 곳이 됐다”며 “최근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층이 가세하면 이태원의 문화가 빠르게 퍼져나간다”고 말했다.

용산구청이 이태원 옆으로 이사하면서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6개 외국어 원어민 교실을 운영해 내·외국인의 문화 교류를 돕고, 이태원지구촌축제를 여는 등 이태원이 다문화 중심지가 되도록 행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이태원#1호점#성공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