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지수 15년만에 최고치…아베노믹스, 日경제 살려내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4일 1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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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지난달 27일 18,797.94엔으로 마감해 2000년 5월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음 고점은 2000년 4월의 20,833.21엔으로 이 수치를 넘으면 ‘금세기 최대치’에 도달하게 된다며 일본 금융계는 흥분상태다. 골드만삭스가 최근 닛케이의 올해 예상치를 21,700엔으로 상향조정하는 등 외부 평가도 긍정적이다.

아베노믹스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수 있지만 적어도 일관된 정책을 통해 주식시장을 살렸다는 점은 평가받고 있다. 2012년 12월 26일 아베 정권 출범 시 10,230엔에서 불과했던 닛케이평균주가는 2년 남짓 만에 갑절을 바라보고 있다.

코스피도 2007년 7월 2,000을 첫 돌파한 이후 이렇다 할 ‘퀀텀 점프’없이 7년 이상 박스권 장세에 갇혀있지만 일본은 조금 더 심하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상징적 주가’인 20,000 엔을 이미 28년 전인 1987년 초에 돌파했고, ‘버블 경제’의 최전성기였던 1989년에는 역대 최고치인 38,915엔까지 기록한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주가는 일본 언론에서도 공공연히 ‘정책 장세’라고 일컬을 만큼 아베 정권의 노력이 컸다. ‘무제한 금융완화’를 통해 집권당시 80엔대였던 엔-달러 환율을 120엔대까지 상승시켜(엔화가치는 하락) 대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도왔다. 외국인투자가들이 좋아하는 지표관리에도 한층 더 신경을 썼다. 상장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5~6%대에서 9%대로 올라섰고, 예상 배당 집행도 7조4000만 엔 수준으로 역대 최고다. 일본 공적연금(GPIF)이 일본주식 편입 비율을 12%에서 25%로 늘리는 등 연기금까지 동원해 증시 부양에 힘쓰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정책의 힘’이 시장 주도로 완전히 작동하는 단계는 아니다. 15년 전과 지금의 시가총액 상위기업 면면을 비교했을 때 도요타, NTT, 소프트뱅크 등 자동차, 통신기업이 약간씩의 순위 바꿈을 했을 뿐 큰 틀의 변화는 없다. 소니, 후지쯔 같은 상위 정보기술(IT)기업 시총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틈을 타 덩치가 커진 금융기업, 공기업이 치고 들어온 것 정도가 눈에 띈다.

‘혁신’이라 일컬을만한 기업으로는 ‘유니클로’로 유명한 퍼스트 리테일링(약 4조5000만 엔·시총 15위권)이 거의 유일하다. 일본 중견기업 1900개를 포함하는 토픽스지수도 15년 전에 비해 10% 이상 낮아 주가 선순환 구조가 정착됐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이 최근 장세에 대해 “감개무량하다”고 한 것을 보면 아직까지는 공무원들의 정성을 더 높이 사야할 것으로 보인다.

조인직 KDB대우증권 동경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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