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조미료 줄이자” 포항시 ‘먹거리 X파일’ 열풍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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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구내식당 추방운동 앞장… 음식점 80곳 시범식당 동참

4일 경북 포항시청을 찾은 시민들이 엘리베이터 안 모니터에서 상영되는 인공조미료(MSG) 사용 안하기 홍보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포항시는 시내 중심인 오거리 대형 전광판에 채널A ‘먹거리 X파일’의 MSG 쓰지 않기 편 편집 영상을 하루 72회 상영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4일 경북 포항시청을 찾은 시민들이 엘리베이터 안 모니터에서 상영되는 인공조미료(MSG) 사용 안하기 홍보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포항시는 시내 중심인 오거리 대형 전광판에 채널A ‘먹거리 X파일’의 MSG 쓰지 않기 편 편집 영상을 하루 72회 상영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시에 인공조미료(MSG)를 쓰지 말자는 ‘건강 바람’이 불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간판 프로그램인 ‘먹거리 X파일’이 시작한 이 캠페인에 포항시와 상인 보건당국 등이 호응하고 나섰다.

14일 오후 3시 경북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300여 석은 음식점 주인들로 가득 찼다. 대형 스크린에는 지난달 4일 방송된 ‘먹거리 X파일’의 ‘인공조미료(MSG) 정말 몸에 해로운가’편이 나오고 있었다. 상한 재료를 넣어 만든 대구탕에 MSG를 첨가해 맛을 내는 장면이 등장하자 상당수가 겸연쩍은 모습을 보였다. 동시에 싱싱한 재료를 사용하면 MSG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감칠맛을 낼 수 있다는 내용에는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포항시청 소속 영양사가 “MSG는 적은 양으로도 어린이에게 천식과 아토피를 유발할 수 있고 성인에게는 두통과 메스꺼움, 가슴 압박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강의하자 참석자들은 받아적기 바빴다. 한 식당 주인은 “MSG를 갑자기 안 쓸 수는 없지만 오늘 교육 내용을 잘 실천해 조금씩 줄여 보겠다”고 말했다.

포항시의 ‘MSG 안쓰기’는 5일부터 시작됐다. 시는 시내 중심인 오거리 대형 전광판(가로 12m, 세로 18m)에 하루 72회 먹거리 X파일의 MSG 쓰지 않기 편 편집 영상을 틀고 있다. 시청 엘리베이터에 설치한 모니터에도 1분짜리 영상이 하루 종일 상영되고 있다. 시는 읍면동 주민자치센터에도 홍보 DVD를 나눠줬다. MSG를 쓰지 말자는 먹거리 X파일의 제안은 ‘고혈압 당뇨 없는 건강도시 만들기’를 추진하는 포항시에 딱 맞는 아이템이었던 것.

포항시는 최근 구내식당에서 MSG를 추방했다. 국물은 멸치와 다시마로 맛을 낸다. 메뉴판에는 ‘MSG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글이 적혀 있다. 김외자 영양사(52)는 “천연조미료를 쓰면 얼마든지 맛을 낼 수 있다”며 “시청이 앞장서니까 주변 식당가도 MSG를 조금씩 줄이고 있다”고 했다.

시는 최근 ‘MSG 안쓰기 시범 식당’을 선정하기 위해 설명회도 열었다. 여름철 인기 관광지인 북구 두호동 북부해수욕장 음식점 80여 곳이 동참키로 했다. 이달 중에 음식점 입구에 MSG를 사용하지 않는 모범업소라는 간판을 달고 식탁에는 손님이 원하는 만큼 MSG를 넣도록 따로 통을 마련할 예정이다.

시는 22일 교육청과 포스텍(포항공대), 선린대, 포항대, 한동대 등 지역 대학 4곳, 종교단체, 포항철강산업단지관리공단, 해병1사단과 함께 MSG 사용 안하기 업무 협약도 맺는다. 다음 달 6일에는 시민 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먹거리 X파일 PD인 이영돈 채널A 상무의 특별 강연도 열린다. 시민단체와 함께 거리 캠페인도 벌일 계획이다.

포항=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포항시#M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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