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옆 사진관]김복동 할머니, 나비처럼 훨훨 날아가십시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31일 16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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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와의 단독인터뷰 중 소녀상 조형물을 만지고 있는 모습. 양회성 기자
동아일보와의 단독인터뷰 중 소녀상 조형물을 만지고 있는 모습. 양회성 기자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지난 28일 향년 93세로 별세했다. 김 할머니는 1993년 오스트리아 빈 세계인권대회에 참석해 위안부 피해사실을 알리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주최로 1992년 1월 8일부터 시작된 수요집회도 본격적으로 참석했다. 이렇게 시작한 수요집회는 28년째 이어지고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여름, 한겨울에도 멈추지 않았다.

서울 마포 전쟁과여성 인권박물관 벽화 앞에선 모습. 2014.8.11. 최혁중 기자
서울 마포 전쟁과여성 인권박물관 벽화 앞에선 모습. 2014.8.11. 최혁중 기자
2014년 9월 24일 1145차 수요집회에 참석해 손 흔드는 모습. 박영대 기자
2014년 9월 24일 1145차 수요집회에 참석해 손 흔드는 모습. 박영대 기자

할머니는 경남 양산에서 태어나 14세 때 일본 군복을 만들러 간다는 거짓 협박에 못 이겨 따라 나섰다. 하지만 공장이 아닌 위안부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으로 끌려 다니다 8년 만에 해방과 함께 돌아왔다. 이후 결혼도 하지 않고 부산의 한 식당에서 일을 하다 92년 서울에서 수요집회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차를 타고 참석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2015년 10월 14일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당 대표가 수요집회에 참석해 김 할머니와 인사를 나누고있다. 김재명 기자
2015년 10월 14일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당 대표가 수요집회에 참석해 김 할머니와 인사를 나누고있다. 김재명 기자

대장암 판정을 받고 투병생활 중 지난해 1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병문안을 하기도 했었다. 문 대통령은 김 할머니가 별세한 29일 빈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방명록에는 “나비처럼 훨훨 날아가십시오.” 라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2015년 10월 새정치민주당 대표시절에 수요집회 현장을 찾아 김 할머니와 인사를 나눴었다.
2011년 11월 21일 1000차 수요집회에 참석한 모습. 이날은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함께 열렸다. 양회성 기자
2011년 11월 21일 1000차 수요집회에 참석한 모습. 이날은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함께 열렸다. 양회성 기자
2013년 11월 11일 1100차 수요집회에 참석한 모습. 홍진환 기자
2013년 11월 11일 1100차 수요집회에 참석한 모습. 홍진환 기자
2015년 10월 14일 1200차 수요집회에 참석한 모습. 최혁중 기자
2015년 10월 14일 1200차 수요집회에 참석한 모습. 최혁중 기자

김 할머니 별세 이후 지난 30일 열린 1372차 수요집회는 평소 참가자보다 두 배가 넘는 사람들이 참석했다. 또 장례식장에는 문 대통령과 국회의장, 각 정당 대표 등을 비롯해 학생과 직장인 등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동아일보 사진부는 김복동 할머니의 생전 모습을 찾아봤다.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 미국 의회에서 열린 위안부 결의안 5주년 행사 참석 모습,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비롯해 수요집회 참석한 모습 등이 담겨있다.
2014년 1월 1일 열린 수요집회에서 한 참석자가 절을 하고있다. 김재명 기자
2014년 1월 1일 열린 수요집회에서 한 참석자가 절을 하고있다. 김재명 기자
2012년 10월 31일 1046차 수요집회에 참석해 소녀상 목도리를 만지고 있다. 김재명 기자
2012년 10월 31일 1046차 수요집회에 참석해 소녀상 목도리를 만지고 있다. 김재명 기자
김 할머니의 장례는 여성 인권운동가 김복동 시민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2월 1일 오전 6시 30분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열리고, 노제는 8시 반 서울광장에서 출발해 일본대사관 앞까지 행진한다. 영결식은 10시 30분 일본대사관 앞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할머니, 하늘에서는 편히 쉬시길 바라겠습니다.
2013년 10월 14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부 국정감사장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일본군 만행을 규탄 한 뒤 나오는 모습. 이훈구 기자
2013년 10월 14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부 국정감사장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일본군 만행을 규탄 한 뒤 나오는 모습. 이훈구 기자
지난 29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에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지난 29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에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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