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청년들 ‘도전! 코리안벨’ 후끈

  • Array
  • 입력 2010년 12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국알기 퀴즈’ 150명 참가, 문제 동나고 연장 접전까지 대통령 8명 맞힌 학생 우승

지난달 30일 이스라엘 히브리대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 알기 퀴즈대회’에서 우승한 귀알모그 씨(하이파대 재학생·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 대회 입상자들이 마영삼 주이스라엘 한국대사(오른쪽)와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 제공 주이스라엘 한국대사관
지난달 30일 이스라엘 히브리대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 알기 퀴즈대회’에서 우승한 귀알모그 씨(하이파대 재학생·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 대회 입상자들이 마영삼 주이스라엘 한국대사(오른쪽)와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 제공 주이스라엘 한국대사관
“이승만, 윤보선,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이명박!”

지난달 30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히브리대 대강당. 접전을 구경하던 200여 명의 방청객들 사이에서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마영삼 주이스라엘 대사의 얼굴에도 놀라움과 반가움이 섞인 웃음이 번졌다. ‘한국을 제대로 알렸다’는 뿌듯함이 배어나는 미소였다.

이 자리는 ‘한국 알기 퀴즈대회’ 현장. 한국에 대한 이스라엘인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현지 한국대사관과 한인회, 한글학교 등이 공동 주최했다.

대사관 등은 올 9월부터 이스라엘인, 특히 젊은이들에게 한국을 알릴 방법을 고심하다 ‘퀴즈대회’를 열기로 했다. 경쟁을 즐기고 승부욕이 강한 이스라엘인들의 특성상 ‘대회’란 방식이 제격이었다. 경품도 화끈하게 내걸었다. 1등에게는 한국 왕복항공권과 일주일 체재비, 한 학기 대학 수업료(약 1400달러), LG전자 노트북컴퓨터를, 2등에게는 장학금 700달러와 노트북컴퓨터, 3등에게는 노트북컴퓨터를 주기로 한 것. 경품 비용은 현지의 한 교민이 앞장서 지원했다. 대사관은 이 같은 내용을 홍보 포스터로 제작해 이스라엘 주요 명문대 게시판에 붙였다. 히브리대, 텔아비브대, 벤구리온대, 하이파대, 바르일란대 등 유수 대학들이 집중 홍보 대상이었다. 각 대학 아시아 학부에 재학하는 학생들에게는 직접 e메일을 보내 더욱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대부분의 아시아학 전공 학생들이 중국이나 일본학에만 관심이 있다는 현실을 고려한 전략이었다.

호응은 바로 왔다. 소식이 알려지고 얼마 안 돼 이스라엘 전역에서 150여 명이 예선 참가의사를 밝혔다. 이 중에는 대학생뿐 아니라 교수, 의사, 주부 등도 포함돼 있었다. 대사관은 이들에게 일종의 예상질문 참고서로 ‘한국에 관한 사실들(Facts about Korea)’이란 책자를 나눠줬다. 한국의 역사와 정치, 경제, 문화, 사회특성을 다룬 책이었다.

참가자들은 11월 중순 예선전을 치렀다. 이 중 30명만이 최종 결선에 오를 수 있었다. 결선 진출자 중에는 생물학, 전자공학, 아랍어 전공자도 있었다. 최종 결선은 치열했다. 참가자들은 놀라울 정도로 문제를 척척 풀었다. 주최 측이 준비한 문제가 동이 날 정도였다. 워낙 경쟁적으로 버저를 누르는 바람에 버저가 고장 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결국 연장전까지 갔다. 마지막 문제는 ‘역대 한국 대통령 이름을 아는 대로 열거하라’는 것. 여기서 하이파대 재학생 귀 알모그 씨는 무려 8명의 대통령 이름을 맞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1등을 차지했다.

예루살렘=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