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칼럼/김현진] 스타일 인 셀럽⑭ 고소영 드레스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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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9일 14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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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드레스와 스타와의 특별한 '궁합'은?

● 스타들 선호 브랜드는 '뉴욕의 유명 디자이너'
● '드레스 무료 협찬 + α' …스타 드레스 협찬 전쟁
● '어리고 초혼인 연기자'가 협찬 1순위

결혼식에 앞서 공개된 장동건,고소영 커플의 웨딩사진. 레이스가 돋보이는 우아한 드레스는 \'오스카 드 라 렌타\' 제품이다. 요즘 스타들이 즐겨찾는 웨딩드레스의 \'대세\'는 뉴욕 브랜드다. 사진제공 에이엠엔터테인먼트.
결혼식에 앞서 공개된 장동건,고소영 커플의 웨딩사진. 레이스가 돋보이는 우아한 드레스는 \'오스카 드 라 렌타\' 제품이다. 요즘 스타들이 즐겨찾는 웨딩드레스의 \'대세\'는 뉴욕 브랜드다. 사진제공 에이엠엔터테인먼트.
고소영의 미모와 패션 감각은 활동이 뜸했던 시절에도 청담동 명품가를 중심으로 화제가 되곤 했다. 가수 박진영은 여러 인터뷰에서 고소영과의 첫 만남을 이렇게 기억했다.
"이렇게 예쁜 여자가 세상에 있을 수 있나 싶었다."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디올 코스메틱' 역시 미모와 패셔너블한 이미지 때문에 그를 지난 8월 국내 모델로 발탁했다. "그의 미모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않은가. 게다가 스타일리스트가 필요 없을 정도의 패션 감각이라니…."(홍보담당 남경희 과장)

숱한 연예인들을 고객으로 둔 명품숍 관계자들 역시 젊고 풋풋한 20대 초반 스타들을 제치고 그를 '얼굴이 가장 예쁜 스타'로 꼽는다. 게다가 모든 여성의 로망인 A급 신랑까지 만났으니 그가 어떤 웨딩드레스를 고를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강남의 웨딩숍 관계자들은 "요즘처럼 스타의 웨딩드레스에 관심이 집중된 적이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고소영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1, 2년간 스타들의 결혼 소식이 줄줄이 이어졌고 비슷한 시기 국내 웨딩 시장에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대거 도입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평생의 배필을 만나는 데 운명이 필요하듯 스타와 드레스와도 특별한 궁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머리부터 발끝까지 '핫이슈'…그녀의 선택은?

고소영이 선택한 본식 드레스는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 '오스카 드 라 렌타' 제품이다. '퍼스트레이디 공식 유니폼'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유독 백악관 안방마님들의 사랑을 받아온 브랜드. 힐러리 클린턴, 로라 부시, 미셸 오바마 모두 이 브랜드를 즐겨 입었다. 2008년 결혼한 부시 대통령의 큰 딸 제나 부시도 이 브랜드의 웨딩드레스를 골랐다. 배우 추상미(2007년 결혼), 송윤아(2009년)가 선택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원래 고소영은 미국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암살라 아베라의 '암살라' 드레스를 입는 것으로 소문이 났다. 2008년 방한 시 기자와 만난 아베라 대표는 "암살라는 미국 뉴욕의 버그도프굿맨, 니먼마커스 등 고급 백화점에 입점해 미국 상류층 여성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는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레드카펫 드레스로도 유명하다. 지난 해 말 고현정은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이 브랜드의 블랙 롱 드레스로 '여신 포스'를 뽐냈다.

고소영이 '암살라'에서 '오스카 드 라 렌타'로 급선회한 것은 지나치게 확산된 소문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암살라' 드레스를 입을 것이라는 소문이 언론을 통해 퍼지자 '특별한' 드레스를 '조용히' 고르고 싶었던 그가 부담을 느꼈다는 것이다. 고소영 결혼식 스타일링을 맡은 '인트렌드' 정윤기 이사는 당시 "대중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특별한 브랜드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종적으로 수입 웨딩드레스 멀티숍 '소유'에서 '결혼식의 꽃'을 찾았다. '소유'는 뉴욕 패션스쿨 FIT출신 이성미 원장이 설립한 숍으로 지난해 가을부터 '오스카 드 라 렌타'의 웨딩드레스 라인을 독점 수입하고 있다. 이 브랜드의 웨딩드레스가 국내에 소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도 고소영의 흥미를 끈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정윤기 이사와 만나 먼저 미팅을 갖고 고소영 씨에 어울릴 드레스를 몇 벌 간추렸다. 그 후 고소영 씨에게 드레스 사진들을 보내 직접 고르게 했다"고 말했다. 이후 뉴욕에서 공수된 드레스의 피팅 작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최근 공개된 장동건 고소영 커플의 웨딩사진 가운데 목까지 레이스가 올라오는 우아한 드레스 역시 이 브랜드의 2010년 봄, 여름 컬렉션 중 하나다. 이 원장은 "결혼식 전까지 공개하지 않기로 한 본식 드레스도 2010년 봄, 여름 컬렉션에서 골랐다"고 덧붙였다.

'오스카 드 라 렌타' 웨딩드레스의 특징은 대여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드레스 한 벌은 오직 한 명의 신부만을 위한 것'이라는 본사 방침에 따라 모든 드레스가 판매로만 이뤄진다. 가격은 한 벌 당 800만~2000만원선.

고소영의 패셔니스타적 기질은 파파라치 컷에서도 잘 드러났다. 평소에도 명품 브랜드를 즐겨 입어 '걸어다니는 패션 화보'로 통하는 그가 지난 1월 장동건과의 하와이 여행을 마치고 귀국할 때 찍힌 '공항컷'은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에 랭크됐다.

'지방시'의 판도라 숄더백(245만원), '이자벨 마랑'의 레오퍼드 패턴 퍼 코트(498만원), '씨위' 스키니 데님(50만원대), '레이밴' 블랙 보잉 선글라스는 패션 피플 사이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또 얼마 전 한 패션 잡지와의 화보 촬영장 앞에서 찍힌 트렌치코트 패션도 화제가 됐다. 많은 여성들은 그가 입은 '마크 제이콥스'의 더블 트렌치코트(280만원대), '셀리마' 선글라스(49만원대), '콜롬보'의 악어&뱀 가죽 핸드백(약 430만원)을 '위시 리스트'에 올렸다.

과거 고소영과 함께 화보, 광고 촬영을 진행했던 패션지 기자, 광고 담당자들은 그가 특정 브랜드, 스타일에 대한 고집이 상당한 편이라고 전한다. 그런 그인 만큼 드레스 역시 무척 깐깐하게 고르지 않았을까.

'소유'의 이 원장은 "고소영 씨는 세련된 다른 스타들과 비교해도 패션 감각과 지식이 월등하다. 그 만큼 자신의 스타일을 빨리 찾아 수월하게 디자인을 골랐다"고 전했다.

▶ 스타가 선택한 드레스

1964년 신성일과 '세기의 결혼식'을 올린 엄앵란은 '앙드레 김' 드레스를 입었다. 그 후 30년 만에 탄생한 톱스타부부 최수종 하희라도 '앙드레 김'을 선택했다. 한가인이 '황재복 웨딩클래식'(2005년 결혼)을, 한채영이 '김지나레아'(2007년), 노현정이 서정기(2006년)의 드레스를 입는 등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선택한 스타들도 간간히 있었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스타 웨딩드레스의 대세는 뉴욕 디자이너 브랜드다.

웨딩 업체 관계자들은 2005년 뉴욕 디자이너 브랜드 '베라 왕'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때부터 국내 웨딩드레스 업계의 헤게모니가 국내, 유럽 디자이너 드레스에서 뉴욕 디자이너 브랜드로 옮겨갔다.

2005년 결혼한 김남주는 당시 국내에 본격 진출한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 '베라왕'의 드레스를 입었다. 같은해 결혼한 심은하와 2007년 결혼한 전도연도 이 브랜드를 택했다. 사진제공 연합.
2005년 결혼한 김남주는 당시 국내에 본격 진출한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 '베라왕'의 드레스를 입었다. 같은해 결혼한 심은하와 2007년 결혼한 전도연도 이 브랜드를 택했다. 사진제공 연합.

서울 신사동의 한 수입웨딩드레스 멀티숍 원장은 "베라왕은 백화점에 입점하는 특별한 전략을 취한데다 당시 대여가 아닌 판매만 하다보니 '나만의 특별한 것'을 중시하는 스타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남주 심은하(2005년), 염정아(2006년), 전도연(2007년) 등이 결혼식에서 '베라왕'을 입었다.

외국 디자이너들의 '네임 밸류'가 중시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웨딩컨설팅업체 '듀오웨드'고미란 실장은 "이전에도 수입 브랜드를 다루는 업체들이 많았지만 디자이너 이름보다 숍 이름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아 디자이너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았다"고 전했다. '섹스 앤 더 시티'같은 '미드'가 인기를 끈 것이 국내 여성들이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들과 친숙해진 계기가 됐다고 분석하는 업계 관계자들도 있다.

2007년 결혼한 김희선은 이미 스타들이 많이 입은 '베라왕' 대신 색다른 브랜드를 찾았다. 그가 최종 선택한 브랜드는 마침 막 국내에 소개된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 '림아크라'. 이 브랜드의 본식, 애프터드레스 가격은 4000만원대다.

2008년 권상우와 결혼한 손태영은 '케네스풀'을 선택했다. '케네스풀'은 암살라 아베라 대표가 운영하는 '암살라 디자인 그룹'에 속한 브랜드 중 하나로 역시 뉴욕 브랜드다. 당시 '베라왕'을 염두에 두고 있던 그는 마침 방한한 '케네스풀'의 디자이너 오스틴 스칼렛을 만나 생각을 바꿨다. 또 지난해 하와이에서 비밀 결혼식을 올린 이영애도 이 브랜드 드레스를 뉴욕에서 직접 공수 받아 입었다.

당시 김희선, 손태영, 이영애의 웨딩드레스를 담당한 암살라코리아 이은진 대표는 "드레스와 브랜드의 도입 시기 등 '타이밍'이 중요해 스타와 드레스도 특별한 '궁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결혼한 강혜정은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를 나란히 본식과 애프터 드레스로 선택했다. 본식 드레스는 '엘리자베스 필모어', 애프터드레스는 '캐롤리나 헤레라'였다.

▶ 드레스가 선택하는 스타
2008년 권상우와 결혼한 손태영은 당시 국내에선 생소하던 '케네스풀'을 골랐다. 스타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신선한' 브랜드로 이미지 쇄신을 꾀하기도 한다. 스포츠동아 양회성 기자.
2008년 권상우와 결혼한 손태영은 당시 국내에선 생소하던 '케네스풀'을 골랐다. 스타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신선한' 브랜드로 이미지 쇄신을 꾀하기도 한다. 스포츠동아 양회성 기자.

스타의 힘이 '절대 권력'인 시대인 만큼 드레스 브랜드나 웨딩숍이 먼저 나서 스타에게 구애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드레스를 무료로 대여 또는 증정하는 것이 관행이지만 여기에 '모델료'를 따로 얹어주는 경우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타 가운데 자기 돈 들여 결혼하는 사람은 '0명'이라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드레스'가 스타를 고르는 경우도 있다. 유명 드레스 업체들의 경우 이미지나 인지도가 브랜드의 '눈높이'와 맞지 않는 스타들이 협찬을 요구할 경우 "무료로는 곤란하다"고 말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이 경우 자기 돈을 내고라도 이 브랜드의 옷을 입겠다고 말하는 연예인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스타 섭외를 위해 애쓰는 업체들은 '지출대비 홍보효과'를 가늠해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어리고 밝은 이미지 △신랑 신부가 모두 초혼 △신랑이 건강하고 잘 생겼을 것 △홍보용 사진 배포를 꺼리지 않음 △가수보다는 연기자(연기자의 이미지가 더 고급스럽기 때문이라고)가 업체들이 선호하는 협찬 대상이다.

"재혼남과 결혼하는 30대 스타 A와 초혼인 20대 스타 B가 거의 비슷한 시기에 협찬을 요구한 적이 있다. 인기는 A가 훨씬 많았지만 결국 B에게 드레스를 협찬하기로 했다. 신랑 신부의 나이가 어리고 초혼이었기 때문이다."(C업체 관계자)

"사실 고소영 씨의 경우 신부의 나이가 많고 신랑, 신부가 모두 톱스타여서 보도용 사진 배포에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투자'를 주저한 업체도 있다. 톱스타들은 비공개로 결혼식을 치르는 경우가 많고 웨딩드레스 사진을 홍보에 활용하는 것을 꺼려 홍보 효과가 오히려 크지 않을 수 있다." (D업체 관계자)

지난해 말 FC서울 소속 축구선수 정조국과 결혼한 김성은의 '암살라' 드레스가 업계에서 '홍보 효과를 제대로 봤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신랑 신부가 모두 어리고 건강한데다 결혼 발표 기자회견에서조차 "드레스를 보고 첫 눈에 반했다"고 말해준 김성은 덕분이다.

▶ 스타들의 드레스, 그 파급력은?

스타들을 향한 웨딩드레스 협찬 경쟁이 펼쳐지는 것은 그만큼 일반 고객들을 유인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듀오웨드' 고미란 실장은 "미국 브랜드들에 대한 일반인의 인지도가 높아진 것도 스타들의 드레스 덕분"이라고 말했다.

'소유' 이성미 원장은 "고소영씨가 '오스카 드 라 렌타'를 입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상담 건수가 크게 늘었다"며 "연예인들의 웨딩드레스가 국내 드레스 트렌드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연예인 협찬을 절대로 하지 않는 전문숍들도 있다. 이들의 주 고객층인 '상위 1%' 상류층은 연예인보다 더 까다로운 눈으로 '남들이 입지 않는 특별한 디자인'을 고르기 때문이다. 이들 가운데는 심지어 연예인이 입은 드레스를 '격이 떨어지는 것'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다.

D업체 관계자는 "이들은 해외 디자이너숍에서 직접 웨딩드레스와 웨딩슈즈를 구입해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동영상 = 한은정, 17억원 명품 드레스로 아름다움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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