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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봉준호 “영화속 열차는 곧 우리 사회… 더 나은 세상 향해 전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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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봉준호 “영화속 열차는 곧 우리 사회… 더 나은 세상 향해 전진해야”

동아일보입력 2013-07-24 03:00수정 2013-07-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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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설국열차’ 감독 봉준호
‘설국열차’는 지난해 체코 바란도프 스튜디오에서 3개월간 촬영했다. 봉준호 감독은 “열차 세트에서 하루 종일 찍었더니 탄광 광원이 된 것 같았다”며 “열차는 원 없이 찍었으니 속편은 다른 감독을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설국열차’(다음 달 1일 개봉)에 대한 외신 반응이 뜨겁다.

미국 영화 주간지 버라이어티는 22일자 인터넷 기사에서 “‘설국열차’는 시각적으로 놀라우며 큰 만족감을 주는 미래 서사”라고 호평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관객의 지적 수준을 존중한다는 점이 인상적인데, 이런 점은 최근 영화들 중 제임스 캐머런, 크리스토퍼 놀런,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작품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힘든 특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영화전문 인터넷 매체 트위치 필름도 “독특하고 숨이 턱 막힐 만큼 뛰어난 영화”라며 “(영화를 연출한) 봉준호 감독(44)은 다양한 방법으로 할리우드를 이겼다”고 극찬했다.

하지만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봉 감독은 “몸에 총알구멍이 300개쯤 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22일 시사회 직후 이 영화에 대해 트위터에서 (찬성과 반대로) 반씩 나뉘어 싸우더군요. 일반 관객 대상 시사회 반응이 어떨지 궁금합니다.”

‘설국열차’는 공상과학(SF)과 액션의 재미를 두루 갖췄다. 그러면서도 메시지는 꽤나 묵직하다. 한정된 자원을 두고 벌이는 부자와 빈자의 대결, 끊임없이 같은 궤도를 도는 기차라는 체제를 영원히 유지할 것이냐는 논쟁이 영화에서 벌어진다. 기차는 현 사회의 축소판이다.

“영화 속 기차를 보면 주입식 교육현장이나 독재 국가 같은 풍경이 나와요. 우리가 사는 세상과 똑같습니다. 현재 우리의 시스템은 영원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가치 있는 쪽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죠.”

‘설국열차’는 디지털 영화와는 달리 화면의 질감이 살아 있다. 기차 뒤칸 빈자들의 공간은 더할 나위 없이 기괴하며, 부자들이 있는 앞칸은 화려함의 극치다. 요즘 영화로는 드물게 35mm 필름으로 찍었다.

“영화는 당연히 필름으로 찍는 줄 알았어요. 하하. 체코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마치고 귀국해보니 현상소가 문을 닫고 코닥 필름은 망했더군요. 홍경표 촬영감독이 ‘우리 생애 마지막 필름 영화가 될 것’이라고 농담을 했어요. 빛의 화학 작용에 따른 필름의 변화가 매력 있어요.”


가장 공들인 장면을 물었다. 그는 뒤칸 반란군이 기차가 터널에 진입해 어두워지자 횃불을 들고 싸우는 장면을 꼽았다. 이 장면 역시 아날로그 방식으로 찍었다. “좁은 기차 세트에서 조명도 없이 배우들이 횃불 수십 개를 들고 촬영했어요. 격정적인 영상처럼 촬영장도 격정적이었죠.”

영화의 원작은 프랑스 만화 ‘르 트랑스페르스네주’(1986년 프랑스 앙굴렘국제만화제 그랑프리 수상작)다. 그의 각색을 거쳐 이야기가 바뀌었다. “원작은 꼬리칸의 남자를 앞으로 이송하는 이야기예요. 만화는 좀 더 사색적입니다. 과밀도 상태의 좁은 기차 안에서 벌어지는 뜨거운 이야기를 담고 싶었어요.”

영화는 개봉도 하기 전에 167개국에 선(先)판매됐다. 해외 흥행이 자신 있는지 물었다. “부자와 가난한 자의 문제는 어느 사회나 보편적이잖아요. 애초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블록버스터를 기획하지는 않았어요. 제가 만화방에서 우연히 꽂힌 만화 한 편이 눈덩이처럼 커졌네요.” 영화는 9월 초 프랑스를 시작으로 겨울에는 북미에서 대규모로 개봉할 예정이다.

그는 “차기작은 ‘옥자’라는 한국 영화”라고 했다. 옥자라는 여성이 겪는 독특한 모험담을 담은 영화로 시나리오를 직접 썼다. “미국에서 제안해 온 SF영화도 한 편 있어요. 제작비는 7000만 달러(약 780억 원) 정도인데, (연출을 맡을지) 검토 중입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설국열차#봉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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