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경마 홈페이지 추진 고인헌씨

  • 입력 1997년 3월 29일 0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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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기자] 빠르면 다음달 초부터 전세계 네티즌들이 인터넷을 통해 한국경마를 접할 수 있게 된다. 한국경마사상 초유의 사이버공간진입을 시도하는 고인헌씨(27·건국대 산림자원학과4년). 입문 1년만에 경마관련 각종기록을 컴퓨터프로그램화하고 이를 가상공간에 띄우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열성팬이다. 고씨가 제작에 열을 올리는 홈페이지(http://www. horse. co. kr)는 이달말 디자인과 세부서비스내용 등 골격이 정비되는 대로 다음달부터 시험가동에 들어간다. 홈페이지에서 가장 주력하는 부분은 기록의 체계적인 분석. 경주거리 및 경주마별로 주파기록을 집계, 이를 수치와 그래픽으로 풀어내 레이스의 예상 잣대로 삼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또 기수와 조교사 등 경마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숨은 이야기를 발굴하고 서울경마장내 「마사박물관」의 소장품을 통해 한국 고유의 말 문화를 소개하는 코너도 개설할 계획이다. 고씨가 처음 경마장을 찾은 것은 지난해 1월. 엄동설한에 동갑내기 부인 이은숙씨와의 데이트장소를 찾다 주변의 권유로 경마장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 오늘까지 이어졌다. 바람을 가르며 질주하는 말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보며 스트레스를 말끔히 날려버리면서 그는 차츰 경마의 묘미에 빠져들었다. 부인 이씨가 경마장 분위기에 익숙해지자 이들 부부는 한달에 두번꼴로 경마장을 찾게 됐다. 고씨를 안타깝게 했던 것은 일부 팬들의 무절제한 베팅. 터무니없는 고액배당에 매달려 자제력을 잃은 고객들에게서 한국경마의 우울한 자화상을 볼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고씨는 홈페이지에 가상경주를 개설하고 네티즌들이 직접 베팅하는 공간을 마련, 베팅을 하면 할수록 결국은 돈을 잃는다는 것을 증명해줄 계획이다. 실제로 고씨는 요모조모 따져 마권을 적중시키기도 하지만 때로는 좋아하는 말에 애착을 보이다 돈을 날리는 스타일. 차라리 적당히 돈을 잃어가며 즐거움을 찾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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