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軍 헬기조종사들 유쾌한 ‘미션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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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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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 “조종간 잡고 정밀사격까지” , 해 “칠흑 밤바다속 추락 무릅써야”
공 “어떤 악천후에도 구조헬기는 떠야” , 해병 “상륙작전은 적진까지 침투”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용산동 전쟁기념관에 전시돼 있는 퇴역 헬기 알루에트-3(ALT-Ⅲ) 앞에서 육해공군 및 해병대 헬기 조종사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해군 강태열 소령, 공군 박완종 소령, 육군 이재호 대위, 해병대 이재익 대위.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용산동 전쟁기념관에 전시돼 있는 퇴역 헬기 알루에트-3(ALT-Ⅲ) 앞에서 육해공군 및 해병대 헬기 조종사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해군 강태열 소령, 공군 박완종 소령, 육군 이재호 대위, 해병대 이재익 대위.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전투기는 한 방향으로 날아가는데 헬기는 앞뒤, 좌우, 상하 등 모든 방향으로 움직여 불안정하고 조종하기 어렵죠.”(공군 제6탐색구조비행전대 박완종 소령·37)

“전투기나 여객기 조종사로 근무하는 대학(한국항공대) 동기들과 술자리에서 조종하기 어려운 항공기가 뭐냐를 놓고 논쟁하는데, 결론은 늘 헬기였습니다.”(해군 6전단 627비행대대 강태열 소령·38)

육해공군과 해병대의 헬기 조종사 4명이 서울 용산구 용산동 전쟁기념관에서 만났다. 육해공군과 해병대가 모두 운영하는 전력 기종은 헬기가 유일하다. 이들은 헬기야말로 고난도 조종기술이 필요한 군 무기체계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군은 현재 헬기 680여 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육군 항공사령부가 공격용 코브라헬기(AH-1S) 등 600여 대를 운용하고 있다. 조종사 수도 공군 전투기 조종사와 비슷하다. 해군은 잠수함 격침용인 링스헬기 등 40여 대를, 공군은 조종사 구조용(HH-60P) 등 30여 대를 운용하고 있다. 해병대는 상륙용으로 해군 소속 헬기(UH-1H) 4대를 빌려 쓰고 있다.

대화의 주제가 헬기의 역할로 옮겨가자 이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임무가 가장 어렵다고 주장했다.

먼저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103항공대대 이재호 대위(32)가 “육군 헬기는 전차를 잡는 공격용이라서 조종사는 이동하면서도 정밀하게 사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해병1사단 항공대 이재익 대위(35)는 “상륙작전은 항상 깊숙한 적진에서 이뤄진다”고 말했다.

해군 강 소령과 공군 박 소령도 지지 않았다. “밤에 달빛마저 없으면 하늘과 바다를 구별하기 어렵다. 추락하기 쉽다. 안 해본 사람은 말을 말라.”(강 소령) “전투기는 흔히 날씨가 안 좋을 때 추락하는데, 이런 조건에도 구조헬기는 날아야 한다.”(박 소령)

해병대 이 대위와 공군 박 소령은 처음부터 헬기 조종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이 대위는 보병 중대장 출신이다. 해병대가 2007년 헬기부대를 재창설하기 위해 선발한 조종사 15명 중 한 명이다. 이 대위는 “해병대는 베트남전쟁 당시 헬기부대를 파견했다”며 “이제 상륙용 헬기부대를 완비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박 소령은 수송기나 정찰기 등을 모는 비전투기 조종 고급과정을 마친 상태에서 갑자기 헬기조종사로 선발됐다고 한다. 그는 “공군에 헬기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박 소령은 2009년 3월 미 공군 F-16 전투기가 서해에 추락했을 때 미군 조종사를 바다에서 구출해 군산기지에 내려주는 활약을 했다.

해군 강 소령은 올해 1월 청해부대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를 구출하는 ‘아덴 만 여명 작전’에 참여해 항공대장으로 엄호를 담당했다. 강 소령은 이 공로로 무공훈장을 받았다. 육군 이 대위는 2009년 육군항공사격대회에서 우수조종사로 뽑힌 ‘탑 헬리건’ 출신이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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