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수 누비는 덴마크 왕세자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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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음식 만들고… 패션 뽐내고… 제품 홍보…

덴마크의 메리 왕세자비(오른쪽)가 자국 요리사 로니 몰텐슨 씨와 함께 전통음식 ‘에블레스키버 브레드’를 만들고 있다. 덴마크 농식품위원회 제공
덴마크의 메리 왕세자비(오른쪽)가 자국 요리사 로니 몰텐슨 씨와 함께 전통음식 ‘에블레스키버 브레드’를 만들고 있다. 덴마크 농식품위원회 제공
“이건 주로 크리스마스에 먹죠?”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덴마크 미식문화 쇼케이스’. 덴마크 메리 왕세자비가 비닐장갑을 끼고 덴마크 전통 음식인 ‘에블레스키버 브레드’ 만들기 도전에 나섰다. 에블레스키버는 호두과자처럼 생긴 동그란 빵이었다.

쇼케이스를 진행하던 덴마크 최고급 레스토랑 ‘AOC’의 수석 요리사 로니 몰텐슨 씨는 “크리스마스 특별식이기도 하지만 레스토랑에서 스낵으로도 인기 만점”이라고 답했다. 호주가 고향인 메리 왕세자비는 이 빵을 굽는 덴마크식 화로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요리사와의 문답을 통해 덴마크 음식을 알리려는 듯했다.

메리 왕세자비의 ‘홍보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행사에 참석한 기자들과 한국의 주요 식품업체 관계자들은 시식 순서가 되자 덴마크 요리사들이 준비한 불로 그을린 빵, 빨간 무 요리 등을 제쳐두고 너도나도 에블레스키버 쪽으로 달려들어 순식간에 동을 냈다.

10일 처음으로 공식 방한한 덴마크의 프레데리크 크리스티안 왕세자와 메리 왕세자비가 덴마크 기업과 패션, 음식 문화의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부부와의 오찬 참석, 여수세계박람회 방문에 이어 13일부터는 본격적인 덴마크 알리기 행보에 나선 것. 왕세자 부부의 방한에 80여 개 덴마크 기업의 관계자가 함께 왔다. 한국-덴마크 수교 이래 최대 경제 사절단 규모다.

메리 왕세자비는 특히 덴마크 디자이너 옷을 즐겨 입어 덴마크의 패션과 디자인, 문화를 한국에 적극 홍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15일에는 신세계백화점에서 레고, 로열코펜하겐, 애나블랙 등 19개 덴마크 브랜드를 한데 모은 ‘데니시 라이프 스타일 페어’에 직접 방문한다. 이날은 노르웨이 호콘 망누스 왕세자도 이마트를 찾아 연어 홍보에 나설 예정이라 유럽 왕실의 자국 기업 알리기가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메리 왕세자비는 뛰어난 미모와 왕세자와의 동화 같은 러브스토리로 2004년 결혼 당시 호주와 유럽 전역을 들썩이게 했던 주인공. 이 때문에 덴마크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기업들의 기대가 더욱 크다. 왕세자 부부는 프레데리크 왕세자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참석차 호주에 갔다가 한 호프집에서 우연히 만났으며 인터넷을 통해 ‘장거리 연애’를 한 끝에 결혼에 성공했다. 왕세자비의 아버지는 당시 한국 KAIST 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었으며, 한지(韓紙)에 결혼 승낙 편지를 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주한 덴마크 대사관 관계자는 “왕세자 부부는 바쁜 일정 속에도 시간을 내 서울 삼청동을 둘러보는 등 한국 문화에 관심이 깊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덴마크#여수#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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