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신화 초석’ 강진구 前삼성전자 회장은?…이건희 “오늘의 삼성 최대 공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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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21일 0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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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반도체 신화에 초석을 깔아 ‘한국 전자업계의 큰 별’, ‘삼성의 역사’로 불리던 강진구 전 삼성전자·삼성전기 회장(사진)이 19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90세.

강진구 전 회장은 경북 영주 출신으로 국립대구사범학교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육군 대위 복무를 마치고 KBS와 미8군 방송국, 중앙일보 동양방송 이사를 거쳐 1973년 삼성전자에 처음 몸을 담았다.

강 전 회장은 당시 이병철 선대 회장의 지시로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회장의 ‘삼성전자, 신화와 그 비결’이라는 회고록에 따르면 이병철 선대 회장은 동양방송 평이사였던 그와 점심식사도 함께 하고, 위성 중계되는 권투경기를 시청하기도 했다.

또 “흔이 있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막연히 ‘회장님께서 나를 눈여겨 보시나보다’ 정도로 생각했지 삼성전자를 맡기실 줄은 몰랐다”고 적기도 했다.


적자 행진을 이어가던 삼성전자에 대표이사 상무로 합류한 고인은 컬러 TV와 VTR, 전자레인지 등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해외 수출까지 이끌어 냈다. 국내 기업 최초로 연간 2조 원이 넘는 이익을 내는 기록도 세웠다.

삼성전자 사장, 삼성전자부품·삼성정밀 사장, 삼성반도체통신 사장, 삼성전기 대표이사, 삼성전자·삼성전관·삼성전기 회장, 삼성그룹 구조조정위원 등을 거쳤다. 1995년 6월 ‘삼성 명예의 전당’ 설립과 동시에 첫번째로 헌액된 인물로도 유명하다.

1996년에는 국내 전문 경영인 중 처음으로 현직에서 고희(古稀)를 맞았다. 그는 그해 ‘삼성전자, 신화와 그 비결’이란 제목의 회고록을 출판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회고록 추천사에서 “오늘의 삼성전자를 있게 한 최대의 공로자”라며 “세계 전자업계에서조차 강 회장을 한국 전자산업의 대표적 전문 경영인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직접 소개했다.

고인은 2000년 12월 말 건강 문제와 후진 양성을 이유로 삼성전기 회장직을 사임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강 전 회장에 대해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전관 회장을 지낸 삼성의 역사 그 자체”라고 평가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강 전 회장이 발간한 회고록 ‘삼성전자 신화와 그 비결’의 추천사에서 “오늘의 삼성전자를 있게 한 최대의 공로자”라면서 “세계 전자업계에서조차 강 회장을 한국 전자산업의 대표적 전문경영인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강 전 회장은 발명특허협회 부회장, 한국전자통신 사장, 한국전기·전지시험검사소 이사장,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평통 자문위원, 전자공업진흥회 회장, 산업기술진흥협회 부회장, 한·벨기에경제협력위원장, 한·헝가리경제협력위원장,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고문, 대한산업안전협회 회장, 한국엔지니어클럽 회장, 표준과학연구소 이사장, 중동학원 이사장, 한국전자산업진흥회 회장, 전자부품연구원 이사장 등을 지내며 대내외에서 두루 인정받은 인물이다.

2006년에는 서울대와 한국공학한림원이 선정한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에 오르기도 했다. 강 전 회장은 금탑산업훈장, 벨기에 그랑그로스왕관훈장, 포르투갈 산업보국훈장, 정보통신대상, 장영실과학문화상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병창(서강대 교수) 선미 씨(서경대 교수)와 선영 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23일 오전 7시. 02-3410-6906, 6914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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