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다기리 조 “주연은 자유로움 없어… 조연이 좋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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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행복한 사전’ 오다기리 조 방한

일본 배우 오다기리 조(小田切讓·38·사진)는 한국인에게 친숙한 얼굴이다. 그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비몽’(2008년)과 강제규 감독의 ‘마이웨이’(2011년)에서 주연을 맡았으며, ‘풍산개’(2011년)와 ‘미스터 고’(2013년)에도 출연했다. 영화 ‘행복한 사전’(20일 개봉)의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은 그를 1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미우라 시온의 소설 ‘배를 엮다’를 원작으로 한 ‘행복한 사전’은 14년간 사전을 완성하기 위해 애쓰는 출판사 사전편집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그는 영화에서 주인공 마지메(마쓰다 류헤이)의 출판사 동료로 나온다.

―이번 영화에서 비중은 작아 보인다. 사실상 조연인데….

“정해진 연기를 해야 하는 주연보다는 자유로운 조연이 좋다. 주인공 마지메는 고집 있고 딱딱한 성격이다. 하지만 내가 맡은 마시다는 정해진 게 없었다. 애드리브를 하고 감독과 상의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다.”

―굉장히 미남인데, 잘생긴 얼굴을 활용해 멋진 배역을 맡은 적은 별로 없다.

“‘나 멋있지’ 하는 거 부끄러워서 할 수 없다. 가끔 보는 사람들은 잘생겼다고 할 수 있지만 40년간 매일 거울을 보면 그런 생각을 하기 힘들다.”

―한국 팬이 많다. 인기 비결은….

“한국 남성의 일반적인 틀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 아닐까. 예의도 없고, 상황에 알맞은 옷을 입는 것도 아니고. 한국인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걸 안 하다 보니 ‘저게 뭐냐’ 하면서 관심을 가져준 것 같다.”

―돼지국밥을 좋아한다던데 사실인가.

“정말 좋아했다. 보쌈도 좋아했고. 그런데 최근 ‘낮은 단계’의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했다. 그래서 한국에 오는 즐거움의 80%가 줄었다.”

―영화에서 사전에 수록될 단어의 뜻풀이를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배우’라는 단어의 뜻풀이를 한다면….

“와우. 하룻밤 넘게 생각해야 할 질문이다. (한참 생각한 후) 배우(俳優)의 한자는 사람 인(人)과 아닐 비(非)가 더해진 단어에 빼어날 우(優)를 붙였다. 즉, 내가 아닌 인물이 되는 걸 잘한다는 뜻인 것 같다. 그런데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배우의 감성이나 인성은 배역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김혜린 인턴기자 서울대 불문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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