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대미압박 나선 北…“제재해제 없이 美와 대화 안해”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23일 09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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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주재 北대사 기자회견 이어 주스위스 대사도 외신인터뷰
실제 제재해제 끌어낼지 미지수…美 "제재 계속 이행"

북한이 국제기구 및 해외 파견 외교라인을 통해 미국 및 국제사회를 향한 제재해제 본격 압박에 나섰다. 제재해제 없이는 비핵화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노골화하는 모습이다.

한대성 스위스주재 북한대사는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인터뷰를 통해 “미국이 큰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미국과 대화하는 데 집착하지 않을 것(if they don‘t make a big decision, we are not obsessed over another round of talks with the USA)”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대북제재 해제에 나서지 않을 경우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더 이상 응하지 않겠다고 압박한 것이다. 그는 또 북한이 겪고 있는 식량난에 대해선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문제는 유엔 제재(It is manageable, but the problem is UN sanctions)”라고도 했다.

앞서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도 지난 2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주도 대북제재에 대해 “미국의 일방적 제재는 불법적이고 부당하다”고 규탄한 바 있다. 북한의 국제기구 및 외국 주재 대사들이 연이어 공식적인 대(對)언론 활동에 나서 제재해제 요구 ’글로벌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이다.

북한은 아울러 미국 정부가 압류한 자국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의 송환도 강력 요구하고 있다. 김 대사는 21일 회견에서 “미국의 화물선 압류를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비난한다”며 “이 사건은 미국의 극도로 적대적인 대북정책 산물”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김 대사는 또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대해 “국가 소유의 선박이자 공화국의 자산이며, 우리 주권이 완벽하게 미치는 영토의 일부”라고 규정한 뒤 향후 북미관계에 대해 “이제 (향후 상황은) 미국에 달려 있다”, “우리는 미국의 반응을 날카롭게 지켜보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노딜 종료‘ 이후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당시 북한은 미국 측에 영변 핵시설 폐기 대가로 유엔 안보리 제재해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미회담에서 제재해제 요구가 거부된 뒤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고, 국제기구·외국주재 대사들을 통해 ’글로벌 메시지‘까지 내놓은 것은 북한 입장에서 그만큼 제재해제가 절박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이같은 행보가 실제 제재해제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는 김 대사 기자회견 직후 “유엔 안보리 결정에 따라 국제적인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아울러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의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유엔제재 및 미국의 독자제재 모두를 계속 이행한다는 점에 있어 단호하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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