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출신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 취임식 “의회 해산-조기 총선”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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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이 취임식에서 의회 해산을 선언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0일 키예프 의회에서 열린 제6대 우크라이나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읽은 직후 의회 해산을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제8대 의회를 해산한다. 다음 선거보다는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빈 종이와 펜을 준비할 수 있다”며 10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내각에 총사퇴를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속한 정당인 ‘국민의 종’은 지난해 3월 등록을 마친 신생 정당으로 현재 의회 450석 중 한 석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현지 정치 전문가들은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총선을 치르면 ‘국민의 종’이 압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국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이끌려면 과반 의석 확보가 필요하다.

다만 기존 의회가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해산에 반발할 것으로 보여 신임 대통령과 의회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페트로 포로셴코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페트로 포로셴코 블록’과 연정을 유지해 온 ‘국민전선’은 17일 연정 탈퇴를 선언하며 젤렌스키의 의회 해산 시도 가능성에 제동을 걸었다. 이 때문에 국회는 한 달간 새 연립정부 구성과 관련해서 협상해야 하며 이 기간에는 의회를 해산할 수 없다.

2014년 침공해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와 동부 돈바스 지역을 점령한 러시아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취임 첫날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어를 유일 공용어로 지정한 우크라이나의 조치와 관련해 2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이 조치로 러시아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러시아 지지층을 결속하기 위한 조치이다.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9개국의 찬성이 필요한 이 안건은 부결됐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안보리 소집을 요구한 것 자체가 견제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코미디언출신 젤렌스키#우크라 대통령 취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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