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계란은 수도원서 유래… 사순절 금식하던 수도자들이 부활절 아침에 먹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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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부활절 풍경 각양각색

부활절을 기리는 마음은 같지만 각국의 부활절 풍경은 각양각색이다. 21일 기독교의 가장 큰 축일인 부활절을 앞두고 세계 각국의 독특한 관련 풍습을 알아봤다.

달걀은 부활의 대표적 상징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무덤에서 부활하듯, 달걀 안에서 잠자던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기 때문이다. 부활절에 달걀을 나눠주는 풍습은 만국 공통이다. 이 풍습은 중세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순절 기간에 금식하던 수도자들이 부활절 아침에 달걀을 먹는 의식을 치렀다고 한다.

달걀 풍습은 세계로 전파되며 조금씩 변형됐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달걀 굴리기’와 ‘달걀 찾기’를 한다. 다 함께 기준점에 선 뒤 경사로에서 달걀을 굴려 깨지지 않고 먼저 도착한 달걀이 이기는 경기다. 19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행사로, 전통적으로 대통령 부인이 주최한다. 달걀 찾기는 화려하게 꾸민 달걀 가운데 진짜와 가짜 달걀을 찾는 놀이다. 가짜 달걀 안에는 초콜릿, 사탕, 젤리 등이 들어 있다.

영국에서는 또 큰 달걀 예술품을 장식하는 풍습도 있다. 부활절 기간에 시내 곳곳에는 커다란 부활절 조형물이 곳곳에 들어선다. 행인들이 조형물을 찾아낸다는 의미로 ‘더 빅 에그 헌트(The Big Egg Hunt)’라고 불린다.

호주는 ‘이스터 홀리데이(Easter Holiday)’라는 휴가를 갖고 달걀 대신 초콜릿을 먹는다. 폴란드에서는 예수, 건강, 성공, 풍년을 기리며 축복바구니에 붉은 달걀, 빵, 소금, 흰 소시지를 담는다.

이탈리아에서는 부활절에 특별한 빵을 먹는다. 토끼 모양이 새겨진 빵과 ‘콜롬바 파스콸레(Colomba pasquale·부활절 비둘기)’라고 불리는 케이크가 대표적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삶은 달걀로 속을 채운 빵과 양고기를 먹기도 한다.

스페인에서는 일주일 간 부활절 축제 ‘세마나 산타(Semana Santa)’가 열린다.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가장 큰 행사다. 부활한 예수와 성모 마리아의 만남을 재현한다. 세비야와 그라나다의 축제가 특히 유명하다. 전통 요리로는 각종 육류를 넣고 구운 고기 파이인 오르나소(Hornazo)와 구운 달걀로 요리한 파스타인 로스케타(Rosqueta)가 있다.

스페인의 영향을 오래 받은 콜롬비아는 성주간을 국가공휴일로 지정했다. 성목요일 밤에 관련 복음을 재현해 꾸민다. 멕시코는 ‘모닥불 행사’를 열어 예수를 배반한 유다를 상징하는 종이인형을 태운다.

필리핀은 기도와 묵상으로 경건하게 축일을 보낸다. 부활한 예수가 성모 마리아와 만나는 예식인 ‘살루봉(Salubong)’이 가장 큰 행사다. 아이들은 천사 복장으로 찬송가를 부르고, 예식이 끝난 뒤에는 종이로 만든 유다 상을 불태운다. 신도들은 거리에서 “예수는 빈민을 위해 죽었다”는 말을 주고받으며 예수의 희생을 기린다. 십자가 죽음을 재연하는 행사도 열린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기독교#부활절#세계 풍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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