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우진 처장, 野 의원에 ‘맞대응’…답변 태도 논란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26일 1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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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서 이태규 의원 질의 때 거센 공방
여야 의원 지적 잇따라…한 때 질의 중단되기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의 업무보고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보훈처 업무보고 도중 피 처장이 야당 의원의 질의를 끊고 답변을 하는 것이 반복된 데 따른 것이다.

정무위는 26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보훈처를 비롯해 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피 처장을 향해 “보훈정책은 한 나라의 정통성과 관련이 깊다. 어떤 영역보다도 원칙과 기준이 분명하고 집행이 엄정해야 한다. 집행과정에서 공정성이 무너지면 국가의 기본이 무너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무소속 손혜원 의원 부친의 국가유공자 선정 과정에서 피 처장이 손 의원을 만났던 부분에 대해 지적했다. 피 처장은 이에 손 의원이 개인 상황을 밝혔고 한 번 더 신청해보라고 전했다고 밝혔다. 또 이 내용을 다른 신청자 및 탈락자 모두에게 알린 것이 아니라 문의가 오면 안내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특정인에게 선점 기회를 준 특혜라는 취지의 발언과 함께 “여당 의원이고 영부인의 친구니까 대우한 것인가”라고 꼬집었고 피 처장은 이를 부인하며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이 서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질의자인 이 의원은 답답해하면서 “질의가 끝나면 답변을 하면 된다”고 말했고 피 처장은 “그렇게 몰고 가니까 이야기 드린 것”이라고 맞대응했다.

이에 피 처장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유의동 바른미래당 의원은 “업무보고 자리에서 보훈처장이 보여주는 태도는, 제가 의원 경력이 얼마 안 됐지만 이런 사례를 본적이 없다”며 “이 자리가, 의원이 질문하고 대답을 구하는 것인지, 저희가 질문과 대답을 구하는 자리인지 모르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적한다”고 강조했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도 “이 자리는 국민이 묻는 자리다. 국민이 궁금해 하니까 대표인 국회의원이, 국무위원의 일하는 것과 잘못한 것을 묻는 자리다. 정확하게 국민 요구에 대해 대답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종석 의원은 “방금 보여준 처장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는 사과를 받아야한다”고 요구했고 한 때 질의가 중단됐다.

정무위원장인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피 처장을 향해 “유감을 표명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중재에 나섰지만 야권으로부터 ‘위원장이 보훈처장의 대변인인가’라는 질타를 듣기도 했다.

유동수 민주당 의원도 “(피 처장이) 계속 이태규 의원의 발언을 막는 행위는 피감기관 보고자의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피 처장은 “질의 가운데 끼어들어 제 의견을 말씀드린 것은 유감이라 생각하고, (질의를) 다 듣고 답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피 처장은 월북한 전 의열단장 김원봉 선생의 국가유공자 서훈 가능성을 언급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피 처장은 정태옥 한국당 의원이 ‘김원봉 선생을 국가보훈 대상자로 서훈할 것인가’라고 묻자 “현재 기준으로는 되지 않는다”면서도 “의견을 수렴 중이고 가능성은 있다”는 답변을 했다.

정 의원은 이같은 답변에 “김일성도 독립운동에 큰 역할을 했는데 같은 논리라면 김일성에도 서훈을 줘야한다”고 반박했다.

피 처장은 “의원 발언을 이해할 수 있지만 보훈처 입장에서는 독립운동과 호국, 민주를 아울러서 포괄적으로 그 시대에 공헌한 분을 예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평화와 번영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북한 정권에 기여했다고 해서 (서훈 수여를) 검토하지 말라고 하는 부분은 (적절하지 않다). 물론 북한과 6·25전쟁을 치렀지만 그런 부분은 이해해주면 (좋겠다)”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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