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오후2시 탑골 만세삼창 뒤 총독부 인근 충무로 집결”, 3·1운동 이동경로 첫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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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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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3·1운동 100년, 2020 동아일보 100년]

“3월 1일 오후 2시 파고다공원(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모여 만세삼창을 한다. 이후 우리는 3개조로 나뉘어 행진한 후 오후 4시 혼마치(本町·충무로)에 집결한다.”

1919년 3월 1일. 경성 시내를 ‘독립만세’의 외침으로 뒤덮은 3·1 만세시위대의 행로다. 미리 약속한 것처럼 파고다공원을 뛰쳐나온 이들은 3개조로 나뉘어 경성 시내로 진격했다. 200여 명에서 시작한 시위대는 오후 4시가 되자 3000여 명으로 불어났고, 모두 혼마치 거리 입구로 모였다. 목표는 남산 자락에 위치한 조선총독부였다.

3·1운동 100년을 맞아 당시 만세시위대의 구체적인 이동 경로를 파악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찬승 한국사연구회장(한양대 사학과 교수)은 최근 논문 ‘만세시위의 기폭제가 된 서울시위’에서 3·1운동 가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시위대원의 재판 신문조서, 판결문, 조선군 사령부의 문건 등을 분석해 당대의 긴박했던 움직임을 복기했다.

박 교수는 “그동안 3·1운동 연구가 많이 진행됐을 것이라는 선입견과 일본어로 남은 신문조서가 2010년대 들어서야 번역되면서 가장 중요한 3월 1일 당시 시위대의 양상이 제대로 확인되지 못했다”며 “분석 결과 3·1 만세시위대가 해외 영사관에 독립선언서를 전달하는 등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가지고 움직였다는 사실도 드러났다”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3·1운동#이동경로 첫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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