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얼굴 세탁’도 안 통해… 경찰에 딱 걸린 조폭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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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에 상해입혀 도주한 20대, 가짜신분증 만들고 성형 수술
동료 조사받다 경찰에 꼬리잡혀

17일 오후 9시 40분 광주 서구의 한 PC방. 형사들이 안을 살펴보다 A 씨(21)를 발견하고 붙잡았다. 폭력조직인 충장OB파 조직원인 A 씨는 “어떻게 알아봤느냐”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A 씨는 지난해 8월 광주의 한 볼링장에서 ‘쳐다봤다’는 이유로 시민을 때려 상처를 입힌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게 되자 도주했다. 수배를 피하기 위해 신분세탁을 하기로 결심한 A 씨는 지난해 12월 8일 동료 조직원인 B 씨(21)에게 가짜 신분증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B 씨가 전남 나주운전면허시험장을 찾아가 ‘운전면허증 사진을 바꿔 달라’며 A 씨의 사진을 건넸다. 직원은 “사진과 실제 얼굴이 다르다”고 지적했지만 B 씨는 고함을 지르고 삿대질을 하면서 운전면허증을 받아냈다.

이어 A 씨는 다른 조직원들 명의의 휴대전화와 신용카드, 차량을 제공받아 추적을 피했다. 올 5월에는 ‘얼굴세탁’을 하기 위해 서울의 한 성형외과에서 눈, 코 성형수술까지 받았다.

그러나 A 씨의 완벽한 신분세탁도 베테랑 형사의 매서운 눈썰미는 피하지 못했다. 광주북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박모 경위(52)는 다른 사건에 연루된 B 씨를 조사하면서 온라인조회시스템을 통해 그의 운전면허증을 열람했다. 면허증에 A 씨의 사진이 붙은 것을 발견한 박 경위는 B 씨를 추궁해 A 씨의 신분세탁 사실을 알아냈다.

경찰은 A 씨를 상해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성형수술#조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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