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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윤완준]미중 ‘철의 장막’ 논란… 한반도도 자유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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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윤완준]미중 ‘철의 장막’ 논란… 한반도도 자유롭지 않다

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입력 2018-10-10 03:00수정 2018-10-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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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연설은 실로 경천동지할 만하다. 중국인들이 읽어봐야 한다. 이건 ‘철의 장막’ 연설의 재판(再版) 아닌가?”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베이징(北京)발 기사에서 한 평론가의 이런 언급을 소개했다. 기사 제목은 ‘펜스의 중국 관련 연설은 신(新)냉전의 전조’였다. ‘철의 장막’은 1946년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가 소련 등 공산권의 대외정책이 폐쇄적이고 불투명하다고 비판하면서 쓴 표현이다. 이를 20세기 냉전의 시작으로 보기도 한다.

그만큼 펜스 부통령의 4일 연설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 그는 무역 문제,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화는 물론 종교 통제, 인권 문제 등 중국 체제 자체를 비판했다. “중국은 잠시 자유와 인권에 대한 존중으로 조금 움직였지만 최근 수년간 매우 빨리 통제와 압제로 돌아섰다”는 대목은 적나라했다. 미국 지도자가 공식석상에서 이렇게 폭넓게 중국을 직설적으로 비판한 적은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불균형 문제로 중국을 압박한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미국과 중국 안팎에서 “중국을 미국과 여러 전선에서 장기적 전쟁에 빨려 들어가게 하는 신냉전 선언처럼 보인다”는 말이 나왔다.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중국계 미국인 평론가는 “미중이 새뮤얼 헌팅턴식 ‘문명의 충돌’ 한가운데에 있다”고까지 주장했다.

중국은 표면적으로 신냉전 표현을 거부한다. 중국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국제정치학자 진찬룽(金燦榮) 런민(人民)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펜스의 연설은 처칠과 비교하면 ‘비단의 장막’ 수준이다. 거칠게 보인다 해도 미중 경제의 상호 의존성 때문에 미국은 신냉전을 시작할 힘이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 부편집장 출신의 덩위원(鄧聿文)도 파이낸셜타임스(FT) 중문판 기고에서 “무역전쟁이 촉발한 미중 대결은 냉전 성질의 전면적 대항이 아니다”라며 “미국은 중국과 완전히 틀어질 생각은 없다”고 평했다.

하지만 중국 지도부는 속으로 있을지 모를 미중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말 갑자기 마오쩌둥(毛澤東) 시대에 유행한 자력갱생을 들고나왔다. 시 주석은 중국 주요 곡창지대이자 국영 중공업 기업이 몰려 있는 동북3성에서 “식량, 실물경제, 제조업”의 자력갱생을 강조했다. 이에 맞춰 민간기업과 시장에 대한 중국 정부의 통제와 개입도 날로 강화된다.

‘붉은 자본주의’의 저자 프레이저 하위는 “적들에게 포위돼 있고 미국과 대결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자원은 반드시 국가가 지배해야 한다는 관념이 중국에서 조장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계 미국인 평론가도 “중국이 사회 통제를 강화해 (미중) 전쟁에 단단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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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사이의 근본적인 불일치는 북핵 문제 해결에 좋은 신호가 아니다. 8일 베이징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만난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공개된 발언 가운데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여기는 대만 문제를 건드리지 말라”는 요구가 한반도 문제를 뒤덮었다.

중국 환추(環球)시보는 9일 사설에서 “미중 관계가 계속 악화되면 한반도 문제를 포함해 아시아 각종 문제의 전략 환경에 크고 깊은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가 미중 신냉전의 전조를 어떻게 읽고 대처할지 궁금해진다.
 
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
#철의 장막#신냉전#펜스#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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