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정태]“성과공유제 도입, 중소기업 변화와 혁신의 핵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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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사)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회장

최근 자카르타에서 열렸던 아시아경기 축구 결승전은 온 국민을 가슴 졸이게 만들었던 시간이었다. 우리가 일본을 이기면서 우리 국가대표팀은 2연속 금메달과 함께 ‘병역면제’라는 상당한 혜택을 선물로 받게 되었다. 손흥민, 조현우, 이승우 등 이미 유명한 스타플레이어가 있었지만 감독을 포함하여 그 어느 누구도 승리를 자신의 공로라고 말한 이는 없었다. 오직 금메달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함께 땀 흘린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열정을 다해서 응원해 준 국민에게 그 공을 돌렸다. 기업경영의 관점에서 이번 축구 결승을 생각해 본다면 조직의 공동목표와 구성원인 선수 개개인의 지향점이 같을 때 성과 창출이 가능할 수 있다는 시사점을 주고 있다. 즉, 기업의 리더인 CEO는 어떻게 구성원 각자의 목표를 ‘성과 창출’이라는 공동의 목표와 연결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중소기업 성과공유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본 제도는 중소기업의 임금 또는 복지 향상 등을 통해 기업의 성과가 근로자 개개인의 성과로 연계된다는 선순환 구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8월 ‘중소기업-근로자 간 성과공유 확인 및 지원에 관한 고시’를 통해서 성과공유 유형과 성과공유 참여기업에 혜택을 부여하기로 하고 크게 8가지 유형 중 1개 이상을 도입하면 성과공유 기업으로 인정하기로 하였다. 성과급, 우리사주,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임금상승률, 직무발명보상, 내일채움공제, 사내근로복지기금, 고시로 정하는 유형(인재육성형 중소기업, 청년친화 강소기업 등) 중 1가지 이상을 도입하면 성과공유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이 성과공유제를 도입할 경우 대기업과의 임금격차 해소는 물론이고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016년 기준으로 중소기업 임금 수준은 대기업의 62.9%이지만 ‘내일채움공제’와 같은 중소기업의 핵심 인력에 대한 장기근무를 권장하기 위해 사업주, 근로자, 정부가 공동으로 공제금을 적립하여 지급하는 제도를 운영할 경우 대기업의 70%까지 임금수준을 높일 수 있고 우수 인재 확충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성과공유제 참여기업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경영성과급에 대해 10%의 세액공제 혜택도 주어진다는 점에서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대구에 위치한 철강금속 제조업체인 D사는 성과공유제 도입을 통해서 회사와 근로자가 함께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다. 기업의 미래가치는 근로자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고 기업과 근로자가 서로 상생하여 윈윈할 수 있는 기업문화가 구축되어야 장수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D사는 매년 순이익의 20%를 경영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우수사원 포상과 해외연수, 장기 근속자에 대한 안식휴가제 운영은 물론 매월 소통간담회를 개최하여 임직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되도록 다각적으로 노력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2013년 164억 원이던 매출이 연평균 16.9% 성장하면서 2017년에는 307억 원 규모로 증가하였다. 일각에서 성과공유제가 중소기업에는 시기상조라는 회의적 시각도 있지만, D사와 같이 사업주와 근로자가 함께 노력하여 발생한 성과를 서로 공유하고 이를 기업문화로 정착시키는 사례로 볼 때 중소기업에서도 충분히 운영 가능한 제도라 생각된다.

성과공유제는 인사, 조직혁신의 측면에서 자발적인 경영혁신을 이끄는 하나의 실천방안이며 더 나아가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대기업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중소기업의 역할과 위상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아직은 제도의 시행 초기임을 감안하여 본 제도에 대한 중소기업의 이해를 높이고 도입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는 교육, 컨설팅 등 지원정책을 실시하고 다양한 루트를 통해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 취업을 회피하는 청년들을 보며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포기하기보다는 성과공유제 도입 등으로 보다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을 만들기 위해 민관이 함께 발맞추어 나감으로써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중소기업의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변화된 내일을 만드는 혁신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그러한 변화와 혁신의 중심에 있는 1만6000여 개의 경영혁신형 중소기업들의 힘찬 움직임을 기대해 본다.

김정태 (사)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회장
#중소벤처기업#중소기업#기업#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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