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밀레니얼 세대 공략해 위기 탈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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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직원 사내벤처-스타트업 지원… 밀레니얼 세대 제품개발 참여도
한한령에 中시장 매출 줄어들자 K뷰티 무기로 美-중동 등 진출

담배 냄새를 없애주는 핸드크림 등 남성 전용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한 아모레퍼시픽 사내 벤처팀 ‘브로앤팁스’. 아모레퍼시픽은 젊은 아이디어를 적극 육성해 밀레니얼 세대 공략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제공
담배 냄새를 없애주는 핸드크림 등 남성 전용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한 아모레퍼시픽 사내 벤처팀 ‘브로앤팁스’. 아모레퍼시픽은 젊은 아이디어를 적극 육성해 밀레니얼 세대 공략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제공
서경배 회장
서경배 회장
중국발 한한령(限韓令)으로 어려움을 겪던 아모레퍼시픽이 새 시장 개척에 나섰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 맞춤전략으로 미래 소비자를 미리 확보하고 시장 다변화도 이뤄낸다는 일석이조 전략을 펼치고 있다.

26일 아모레퍼시픽그룹에 따르면 서 회장은 최근 열린 사내 조회에서 “미래 성장의 열쇠를 쥐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 주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이들을 공략해 부진을 극복하겠다는 뜻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이달 선보인 체취 관리 화장품 브랜드 ‘프라도란트’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프라도란트는 땀 냄새를 없애주는 동시에 좋은 향기가 나게 하는 아이디어 상품으로, 사내 벤처 프로그램 ‘린 스타트업’을 통해 탄생했다.

린 스타트업은 긴 제품기획 단계를 거치지 않고 아이디어를 바로 사업에 접목하는 방식이다. 독특한 상품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창의적인 브랜드를 개발할 목적으로 만들었다. 뜻이 맞는 사람들이라면 같은 부서의 직원이 아니어도 자유롭게 팀을 만들 수 있다. 외부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선정된 팀은 본사를 벗어나 스스로 선택한 사무 공간에서 제품 개발에 몰두한다. 지금까지 린 스타트업을 통해 남성전문 화장품 브랜드 ‘브로앤팁스’, 마스크팩 정기 배송 서비스 ‘스테디’ 등 새 브랜드 4개가 탄생했다.

젊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신제품을 만들려는 노력은 외부와의 협력을 통해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이 사무실 공간 등을 지원하고 있는 외부 스타트업은 5곳. 이들의 사업은 유튜브의 1인 미디어 제작자와 기업을 연결해 주는 플랫폼 제작, 콘서트·스포츠·아이돌 관련 행사와 각종 신제품 프로모션 일정을 스마트폰 푸시 알림으로 받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과 닿아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경연을 통해 최종 선정된 팀과 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6월에는 인플루언서(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영향력 있는 개인)들을 초청해 혁신 상품 아이디어를 제안받기도 했다. 이들은 직접 화장품을 사용해 보고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 후기를 올리고 있어 사이버 공간에서 영향력이 크다. 이에 앞서 5월에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듣는 밀레니얼’을 주제로 대학생·대학원생 대상 마케팅 공모전을 열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새 소비층 공략에 나선 것은 한한령으로 1년 넘게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비교적 높았던 아모레퍼시픽은 2014년 이후 계속 쥐고 있던 업계 1위 자리를 지난해 2분기(4∼6월) LG생활건강에 내줬다. 올해 상반기(1∼6월)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시장조사기관 월드데이터랩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이 주목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2020년 이후 세계 노동인구의 35%를 차지해 막강한 소비력을 갖게 된다. 이들은 중국의 빈자리를 채울 시장 다변화의 열쇠도 쥐고 있다. 미국, 중동, 아시아 등 전 세계의 밀레니얼 세대가 한류와 K뷰티에 호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 위축되지 않고 새로운 변화에 발맞춰야 한다는 게 서 회장의 당부”라며 “밀레니얼 세대를 주 고객으로 끌어들여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아모레퍼시픽#밀레니얼 세대 공략#k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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