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잘나가는 신흥국 펀드…“2∼3개 국가에 분산투자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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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브라질, 러시아 펀드 고공행진… 올바른 투자법은

《올 들어 신흥국 증시가 크게 오르면서 이들 시장에 투자하는 해외 주식형 펀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발 금리 인상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요동쳤지만 베트남 펀드는 주요 해외 주식형펀드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브라질과 러시아 펀드도 연초 이후 6% 이상의 높은 수익을 올리며 주목받고 있다. 》

‘베트남 펀드’ 꾸준한 인기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9일 현재 베트남 펀드(설정액 10억 원 이상) 13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13.83%로 집계됐다. 전체 해외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4.61%)의 3배에 이른다. 올 들어 베트남 펀드에는 4418억 원의 뭉칫돈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펀드에 몰린 투자금(9613억 원)의 약 46%를 끌어들인 것이다.

지난해에도 베트남 펀드는 ‘나 홀로’ 40%대의 높은 수익을 거뒀다. 높은 수익률의 비결은 베트남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세다. 베트남 증시는 지난해 48% 급등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14%가량 올랐다. 베트남이 ‘포스트 차이나’의 선두 주자로 주목받으면서 외국인 직접투자가 전년 대비 17%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한동훈 미래에셋자산운용 리테일마켓팀장은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주요 품목은 베트남의 주력 수출 상품”이라며 “글로벌 강대국들의 무역 갈등 속에 베트남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베트남 시장에서 주목할 분야로 베트남 공기업의 기업공개(IPO)가 꼽힌다. 베트남 정부가 경제 구조 선진화를 위해 공기업 민영화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박원상 한국투자증권 KIS베트남 법인장은 “지난해에는 부동산 개발과 해외 투자 유치가 늘면서 건설, 음식료, 항공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올해는 공기업의 민영화 이슈와 관련된 종목이 상승세를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브 펀드’ 다시 기지개

브라질과 러시아 펀드를 주목하는 투자자도 많다. 올 들어 브라질 펀드는 12.43%, 러시아 펀드는 6.91%의 수익을 거뒀다. 미래에셋연금브라질업종대표펀드(16.18%), KB러시아대표성장주증권자투자신탁(9.77%) 등이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말부터 원유,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원자재 수출국인 두 나라의 증시가 상승한 영향이 크다. 러시아는 경제에서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브라질도 철광석과 원유 등 원자재 부문의 의존도가 높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올 들어서만 브라질과 러시아 증시의 대표지수는 각각 11.2%, 8.0%씩 올랐다.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상승률 1, 3위에 해당할 정도다. 최보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신흥국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을 수도 있지만 브라질은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고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1% 수준에 그쳐 증시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고꾸라졌던 중국 펀드도 최근 한 달간 3.95%의 수익을 올리며 반등에 성공했다. 중국 증시가 회복기에 접어든 최근 한 달 동안 중국 펀드엔 621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2, 3개 신흥국에 분산 투자해야

신흥국 펀드에 투자할 때는 높은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 2000년대 중후반에도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며 국내 펀드 자금이 몰렸지만 2009년 주가 폭락으로 큰 손실이 난 적이 있다.

브라질은 지난해 대통령 탄핵 논란으로 증시가 급락한 전례가 있다. 중국은 관세 부과 등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변수로 꼽힌다. 러시아도 정치적 불확실성에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심할 때는 특정 국가에 집중 투자하는 것보다 여러 나라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한동훈 팀장은 “올해 글로벌 경제는 금리 인상, 무역 분쟁 등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변수가 많아졌다”며 “2, 3개 신흥국에 자금을 나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해외 주식형펀드는 국내 펀드에 비해 환매 수수료 부담이 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투자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펀드#주식형 펀드#신흥국 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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