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한병선]임용절벽, 교대-사대 통합으로 해결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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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선 교육평론가
한병선 교육평론가
초등교사 임용 문제는 이미 예견되었던 문제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교육대와 사범대 통폐합 문제가 거론되었을 때 이 문제를 매듭지었어야 했다. 정책 실패를 왜 학교와 학생들이 떠안아야 하는가라는 교대 쪽의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과거 교대와 사대는 산업화 과정에서 다른 직종으로 이탈하는 교사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초등교사가 가장 안정적인 직업군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과거의 패러다임으로 교대를 그대로 존치시켜 온 결과가 지금의 사태를 불러왔다. 교대에서 배출되는 학생들은 그들만의 경쟁을 통해 교사로 임용된다. 임용 경쟁도 평균 2 대 1을 넘지 않는 수준이다. 반면 중등은 매년 수십 대 1의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과 과목에 따라서는 수백 대 1의 경쟁을 한다. 공무원과 일반 회사 역시 수십 대 1의 경쟁을 통해 입직한다. 이런 독점적 특혜는 ‘교대 이기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를 공고히 하는 것이 교대 측이 주장하는 초등교육의 전문성이다. 하지만 초등교육의 전문성도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

교육에서 전문성은 초등이든 중등이든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점에서 초등의 고유한 전문성 때문에 사대와 통합하기 어렵다는 주장은 동의하기 어렵다. 사범대 내에 초등교육과가 설치되어 있는 이화여대나 교원대, 제주대의 경우는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이유는 또 있다. 교대는 과거 2년제 시스템으로 운영되었다. 이후 4년제로 개편되었다. 초등교육의 전문성이 과거 2년제나 초급대학 때의 전문성과 현재의 전문성이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최근의 학문 추세는 통합과 융합을 지향해 가고 있다. 교육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교대와 사대의 통합은 오히려 초등교육의 전문성 확보에 시너지 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

문제는 교대 측의 의지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교대 이기주의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교대와 사대를 통합하는 것이 지금의 초등교사 임용절벽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교대 쪽에서 주장하는 교대들 간의 연합통합, 기피 지역에 대한 의무발령제 부활과 같이 교대 존치를 전제로 한 편의적인 발상으로는 안 된다.

한병선 교육평론가
#초등교사 임용#임용절벽#교대#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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