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순실 모녀의 독일 현지대출 도운 하나은행 간부 朴대통령이 임원승진 지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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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안종범 前수석 진술 확보… 이상화 본부장 승진때 ‘외압’ 드러나
朴대통령 직권남용 혐의 추가 검토… 이상화 본부장이 최순실 씨에 유재경 소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와 정유라 씨(21) 모녀의 독일 현지 대출을 도운 시중은행 간부를 임원으로 승진시키는 데 외압을 행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특검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58·구속 기소)에게서 “박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이상화 KEB하나은행 삼성타운지점장을 승진시키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특검에 따르면 당시 대통령경제수석이었던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의 지시를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54·현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통해 하나금융지주 고위층에게 전달했다는 것.

 박 대통령의 지시는 그대로 관철됐다. KEB하나은행은 박 대통령의 지시 직후, 해외사업본부를 1·2본부로 분리한 뒤 2본부장에 이 지점장을 앉혔다. 지난해 1월 KEB하나은행 독일 법인장을 마치고 정기인사에서 삼성타운지점장 발령을 받은 이 씨가 불과 한 달여 만에 임원급인 본부장으로 승진하자 KEB하나은행 내에서는 갑작스러운 인사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했다고 한다. 특검은 최근 정 부위원장을 소환해 이 본부장의 승진에 외압을 행사한 경위를 조사했다.

 특검은 박 대통령이 금융감독 기구를 관장하는 청와대 수석을 시켜 금융위 고위 간부를 통해 최 씨를 도운 은행 간부의 승진을 챙긴 것으로 보고, 박 대통령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추가 적용할지 검토하고 있다.

 특검은 최 씨가 미얀마 ‘K타운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한국 정부의 미얀마 공적개발원조(ODA)를 빼돌리는 데 도움을 받을 목적으로 청와대에 추천한 유재경 주미얀마 한국대사를 최 씨에게 소개한 사람도 이 본부장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본부장은 KEB하나은행 독일 법인장을 지낼 당시 삼성전기 유럽 법인장을 지낸 유 대사와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 대사와 이 본부장은 대학 동기다.

 특검은 1일 ‘K타운 프로젝트’ 참여를 대가로 M사의 지분 20%를 챙긴 혐의(알선수재)로 최 씨를 체포해 이 본부장과의 관계 등을 추궁했으나, 최 씨는 묵비권을 행사하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장관석 jks@donga.com·김준일 기자
#최순실#은행#외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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