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주자 “계부에 성폭행 아이 출산 11세女…그래도 낙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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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8월 18일 11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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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에서 계부에게 성폭행 당해 임신한 11세 소녀가 당국의 낙태 불허(不許)로 출산해 논란이 된 가운데, 미국의 공화당 대선 주자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60)가 이 사건을 언급하며 낙태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침례교 목사 출신인 허커비 전 주지사는 16일(이하 현지시각) CNN 방송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온(State of the Unio)’과의 인터뷰에서 “‘예외 없는 낙태 금지’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계부에게 성폭행 당해 출산한 파라과이 소녀 사건을 ‘비극’이라 칭하면서도 “또 다른 생명을 앗아감으로써 그 비극을 악화시키지는 말자”고 했다.

앞서 13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파라과이에서 계부에게 성폭행을 당해 임신한 11세 소녀(임신 당시 10세)가 최근 제왕절개를 통해 여자아이를 순산했다. 산모의 친어머니는 딸의 임신 5개월 당시 이를 알고 병원을 찾아가 낙태를 요구했으나, 산모의 목숨이 위태로울 경우를 제외하고 낙태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파라과이의 법률 때문에 낙태를 하지 못했다.

허커비 전 주지사는 이에 대해 “10세 소녀가 성폭행 당한 일은 정말 끔찍하다. 하지만 무고한 태아의 생명을 앗아가는 걸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가?”라며 낙태가 해결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낙태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자는 2명이다. 1명은 배 속의 아이, 다른 1명은 산모이다”라면서 “난 생명이 귀중하다는 편에 선 거다. 모든 생명은 가치가 있다. 어느 누구라도 고유한 가치가 있는데, 우리가 그것을 무가치하다고 치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허커비 전 주지사 외에도 공화당 대선 주자들은 ‘예외 없는 낙태 금지’ 입장을 강조하며 보수적 색채를 강화하고 있다.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6일 오하이오 주(州)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공화당 대권 주자 TV토론회에서 낙태와 관련한 질문에 “태어나지 않은 아이도 보호받아야 한다. 낙태를 하지 않고도 산모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많은 다른 대안이 있다”고 주장했다.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 역시 성폭행과 근친상간 등 어떤 경우에도 예외 없이 낙태를 허용해선 안 된다는 내용의 주장을 펼쳤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10일 “그들은 성폭행으로 임신한 여성에게 강간범의 아이를 낳으라고 강요한다”고 맹비난한 바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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