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일자리 클리닉]롯데하이마트 인사담당자가 말하는 ‘A+ 자기소개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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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질문에도 비범한 내용 담아야”

롯데하이마트는 자체 면접관 인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를 통해 인증을 받은 사내 면접위원들이 면접 과정에 참석해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뽑는다. 롯데하이마트 제공
롯데하이마트는 자체 면접관 인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를 통해 인증을 받은 사내 면접위원들이 면접 과정에 참석해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뽑는다. 롯데하이마트 제공
“많은 지원자가 아르바이트나 인턴십, 계약직 근무를 하면서 자기가 인정받았던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적습니다. 읽어보면 놀랍고 흥미로운 내용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험을 단순히 열거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이 경험을 ‘롯데하이마트가 자신을 채용해야 하는’ 근거로 승화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롯데하이마트 인사팀 채용 담당자가 말하는 훌륭한 자기소개서의 요건은 ‘진정성’과 ‘설득력’이다. 과장되거나 화려한 이력을 앞세우기보다는 진정성을 갖춰 자신을 소개하고, 그 내용을 기반으로 자신을 뽑아야 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 역량 갖추기 위해 준비해온 점 드러내야

롯데하이마트의 채용 과정은 크게 서류 전형, L-TAB(롯데그룹 인적성 검사)와 역량 면접, 토론 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서류 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자기소개서다. 롯데하이마트의 자기소개서 항목은 일반적으로 △지원 동기 △성장 과정 △학업 이외의 사회 활동 △희망 직무 준비 과정과 자신의 강·약점 △입사 후 포부와 그 이유 등으로 구성된다.

자기소개서 항목만 본다면 특별할 것은 없다. 하지만 항목이 평범하다고 내용까지 평범해서는 절대 주목받을 수 없다는 것이 롯데하이마트 채용 담당자의 설명이다. “평범한 질문을 던져도 자신만의 차별점을 담아 대답해야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서울에 있는 한 대학의 경영학과를 졸업한 A 씨(27·여)는 ‘지원 동기’ 항목에서 채용 담당자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A 씨는 롯데하이마트의 점포 수, 취급 제품 수, 최근 롯데하이마트가 롯데에 인수된 점 등을 먼저 적은 뒤 자신의 경력을 간략히 적었다. 인사팀 관계자는 “회사의 현황과 강점을 미리 파악했다는 점을 어필한 것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라며 “구체적인 수치를 조금 틀리더라도 이런 자기소개서가 평범한 자기소개서보다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직무 관련 경험’ 항목은 자신이 이 회사에 어울리는 인물임을 설득할 수 있는 좋은 창구다. 일단 해당 직군에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이해한 다음, 이 역량을 갖추기 위해 꼼꼼히 준비해 왔다는 점을 드러내야 한다. 특히 고객과 직접 만나야 하는 유통 직군의 경우 이에 대해 얼마나 준비했는지가 중요한 평가기준이 된다.

서울의 한 대학을 나온 B 씨(27)는 가전 판매 사원으로 근무했을 당시의 실패담을 적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B 씨는 “힘들게 판촉 행사를 준비했지만 행사 당일 폭우로 인해 야외 판촉 활동이 불가능해졌고 손님도 별로 오지 않았다. 하지만 매장 방문 고객들을 향해 목청껏 안내를 하고 별도의 장내 안내 방송까지 곁들였다. 결국 당일 매출 2등이라는 성과를 냈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채용 담당자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고객 만족을 이끌어내는 변화 대응 능력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유통업, 영업 직군에 대한 열정을 잘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 화려한 문장보다는 ‘진정성’

롯데하이마트 인사팀은 ‘자신의 강·약점’을 적는 항목에 대해 ‘진정성’을 알아볼 수 있는 루트라고 설명했다. 특히 자신의 약점을 적는 부분에서 얼마나 솔직하게 답하는지에 주목한다. 영남의 대학을 졸업한 K 씨(25)는 자신의 약점에 대해 “적극성과 추진력은 뛰어나지만 포용력과 유연성이 부족했다”고 솔직하게 적어 주목을 받았다. 채용 담당자는 이에 대해 “‘지나친 꼼꼼함’ ‘과하게 신중한 성격’ ‘완벽주의’ 등 단점이라고 하기 어려운 것을 단점이라고 적어 내는 사람이 많다”며 “차라리 진솔한 고백을 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적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롯데하이마트의 채용 담당자들은 “기술적인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진정성”이라고 강조했다. 거짓이나 과장이 담긴 자기소개서는 당장 서류 전형을 통과하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어도 다음 단계인 역량 면접 등에서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 쉽다는 것.

채용 담당자는 “롯데하이마트 점포에 실제로 방문해 지점장, 현장 직원과 만나본 뒤 느낀 점을 ‘입사 후 포부’나 ‘취업 준비 과정’에 적는 지원자도 있다”며 “이처럼 진정성 있는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솔직하게 담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롯데하이마트#자기소개서#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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