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S와 함께하는 월드컵 과학] 18. 고지대 변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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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5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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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4m사커시티 ‘왕체력 한국’에 유리

대표팀 주치의 송준섭 박사가 첨단과학 훈련시스템인 저산소방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저산소방은 고지대에 적응하기 위해 현지와 유사한 자연조건(평균 20℃ 안팎의 아열대성 건조기후)을 갖춰 놓은 공간이다. 스포츠동아DB
대표팀 주치의 송준섭 박사가 첨단과학 훈련시스템인 저산소방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저산소방은 고지대에 적응하기 위해 현지와 유사한 자연조건(평균 20℃ 안팎의 아열대성 건조기후)을 갖춰 놓은 공간이다. 스포츠동아DB
고지대에서의 경기에 대비해 최상의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태극전사들이 종합영양제를 복용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고지대에서의 경기에 대비해 최상의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태극전사들이 종합영양제를 복용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저산소방·고지 전훈 등 환경변화 대비
준비된 허정무호 놀라운 힘 보여줄 것

① 산소부족
공기밀도 낮아 심혈관기능 크게 위축
과호흡 증가 피로누적 경기력 떨어져

② 체력싸움
저산소방·고지 전훈 등 환경변화 대비
준비된 허정무호 놀라운 힘 보여줄 것

12일(한국시간) 온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리스와의 완벽한 1차전 승리(2-0)는 국민의 마음을 벌써 원정 월드컵 출전 사상 최초 16강 진출이라는 위대한 탑을 세운 것처럼 들뜨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후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 경기장에서 아르헨티나 팀의 경기운영을 보고 다소 걱정 아닌 걱정을 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리오넬 메시, 곤살로 이과인과 카를로스 테베스 등 세계 최강의 공격 트리오의 활약과 그들의 막강한 공격력 때문일 것이다.

물론 아르헨티나는 1-0으로 이기긴 했지만 경기 후반 체력 저하 그리고 뒷 공간으로 파고드는 나이지리아 공격수를 자주 놓쳐 실점을 허용할 뻔한 상황을 자주 보여줬다. 따라서 해 볼만한, 결코 두렵지 않은 상대임을 우리 대표팀은 어느 정도 간파했으리라 생각한다.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은 요하네스버그 사커 시티 경기장에서 열린다.

한마디로 체력 싸움이다. 그 이유는 그 경기장이 가진 환경적 요인이 경기력 발휘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고지대에서 나타나는 신체적 반응

해발 1754m에 위치한 이 경기장은 강인한 체력을 가진 선수만 뛸 수 있도록 허락하고 있다. 고지대 경기장에서 경기 도중 나타나는 인체의 생리적 이상반응 현상은 무엇보다 산소부족에 의해 나타난다.

고지대에 올라가면 인체는 크게 2가지 기능이 저하된다. 하나는 심혈관 기능이며 또 다른 현상은 호흡기능 감소다.

고지대의 공기 무게는 평지보다 감소하는데, 이는 대기압을 감소시키고 공기의 밀도도 낮아지게 한다. 때문에 단위 부피의 대기 중 기체 분자 수를 적게 조성한다.

이러한 결과는 산소분압을 낮아지게 해 신체 각 조직에 보내는 산소와 결합하는 헤모글로빈의 산소포화도와 산소수송에 불리한 환경을 만든다.

즉, 조직에 에너지를 보내는 동맥혈 내의 산소분압이 낮으면 헤모글로빈에 결합하는 산소양도 적어져 해수면의 동맥혈 산소포화도인 98%%보다 훨씬 적은 90%% 정도로 낮아진다. 결국 인체에 공급되어야 하는 산소 섭취량이 감소되는 심혈관 기능 저하 현상이 나타난다.

또 다른 생리적 기능 저하로 호흡량이 증가한다. 각 조직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데 있어 부족한 산소를 보충하기 위해 더 많은 공기량을 흡입하기 위해서다. 즉, 대기 속에 산소포화도가 적기 때문에 보다 많은 대기의 공기를 흡입해 부족한 산소를 보충하려는 과호흡으로 나타나는 환기량 증가 현상이 발생한다. 이 때 횡격막과 같은 호흡근들의 참여가 증가하면서 피로하게 된다. 경기 중 누적된 피로는 경기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이로 인해 운동 중 발생된 생리적 기능의 저하를 막기 위해 보상 활동에 참여하는 인체의 각 기관은 무리한 활동으로 발한량(땀)을 증가시키고, 탈수와 함께 점차 신체의 생리적 기능이 더욱 저하되는 것이다.
○고지대 승리의 최우선 요건은 체력

축구는 최대 운동능력의 약 70∼75%% 수준을 90분 경기시간 내내 발휘해야 하는 경기다. 따라서 강인한 체력은 승패를 가름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특히 경기장 환경이 생리적 기능을 저하시키는데 크게 관여하는 2차전 장소인 사커 시티 경기장은 16강 이상 진입을 위해 비상하려는 태극전사들에게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이번 2차전 승리를 위해 한국대표팀은 7시간의 시차와 고지대 적응을 목적으로 오스트리아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했다. 남아공에서의 적응훈련 및 연습경기 실시, 국내에서 고지대 같은 환경에서의 경기 체험을 위해 저산소 마스크 착용 훈련, 현지와 유사한 자연조건(평균 20℃ 안팎의 아열대성 건조기후)을 갖춰 놓은 공간인 저산소방을 이용한 첨단과학 훈련시스템도 도입해 많은 경험을 했다. 고지대에서 나타나는 급성적 생리적 반응에 적응하는 철저한 준비를 이미 끝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자신감이다. 유럽 팀 중 가장 체력이 좋다는 그리스 팀 선수보다 평균 3.1km를 더 뛰었고 경기당 10.5km 이상을 뛴 선수가 5명이나 되는 한국대표팀은 고지대 경기장인 사커 시티 경기장에서 더욱 놀라운 체력을 보여 줄 것이다.
윤성원 KISS 수석연구원
SBS 핸드볼해설위원으로 대표선수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계획한 재활이나 훈련프로그램 설계가 국제경기에서 좋은 결과로 나타날 때 보람을 느낀다는 집념의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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