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815>不曰如之何如之何者는 吾末如之何也已矣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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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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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할까 어찌할까라고 말하지 않는 사람은 나도 어찌할 수가 없다.

如之何, 如之何는 ‘어찌할까, 어찌할까’인데, 나의 덕을 어떻게 해야 향상시키며 나의 공부를 어떻게 해야 닦을 수 있을까 하고 深思熟考(심사숙고)하느라 마음 아파하고 조바심 태우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이 하지 않고 함부로 행동한다면 공자는 자신도 그를 어찌할 수가 없다고 했다. 곧 ‘논어’ ‘衛靈公(위령공)’의 이 章(장)은 정약용이 풀이했듯이 進德修業(진덕수업)에 대해 말한 것이다. 末(말)은 未(미)와 같다. 也已矣는 강한 단정의 어조를 나타낸다.

善(선)을 향하여 가는 사람은 학업이 진보하지 않음을 근심하고 세월이 함께해 주지 않음을 슬퍼하여 밤이나 낮이나 근심하고 탄식해야 한다. 공부하는 사람이 이렇게 스스로 奮發(분발)하지 않는다면 성인이라도 도와줄 길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 章은 啓發(계발)의 교육과도 관련이 있다. ‘述而(술이)’에서 공자는 ‘不憤(불분)이어든 不啓(불계)하며 不비(불비)어든 不發(불발)이니라’고 했다. 배우는 이가 통하려고 애쓰지 않으면 열어주지 않고 애태워하지 않으면 펴게 해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고려 말의 李穡(이색)은 金우(김우)의 字(자)인 ‘子何(자하)’를 뜻풀이하면서 이 章의 말을 인용했다. 우는 쳐다본다는 뜻이다. 이색은 ‘맹자’에서 주나라 文王(문왕)이 道(도) 있는 어진 이를 渴望(갈망)하기를 마치 아직 보지 못한 것처럼[望道未見] 했다고 한 말을 끌어다가 그 이름을 풀이했다. 투철한 求道心(구도심)을 지니도록 격려한 것이다. 그리고 이 章을 인용해서 字를 뜻풀이하면서, 덕으로 나아가고 학업을 닦을 때는 혹 이르지 못하지나 않을까 염려하듯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모두, 나의 덕을 어떻게 해야 향상시키고 나의 공부를 어떻게 해야 닦을 수 있을까, 늘 熟考해야 하리라.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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