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작곡가 음반’인가… “히트 욕심보다 나만의 스타일”

  • 입력 2009년 1월 13일 0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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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사 간섭 벗어난 자아실현이죠”

앨범 북클릿에서 이름만 내밀던 작곡가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음반을 발표하면서 잇따라 얼굴을 내놓고 있다.

자신의 노래를 불러줄 가수를 영입해 앨범을 내는 작곡가도 있지만, 직접 자신이 노래를 부르고 가수로 도전장을 던지는 작곡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작곡가 음반에 불을 지핀 이는 조영수. SG워너비의 ‘광’, 씨야의 ‘구두’, 이기찬의 ‘미인’ 등을 히트시킨 조영수는 2007년 2월 ‘올스타’란 제목의 앨범을 처음 발표한 후 지난해 3월 ‘올스타’ 2집을 발표했다.

2집에선 직접 노래까지 불렀다. 조영수에 이어 휘성의 ‘위드 미’, 이효리의 ‘톡톡톡’ 등을 작곡한 김도훈도 2008년 6월 ‘컬러 핑크’라는 앨범을 발표했다.

조영수와 김도훈이 기존 가수를 기용해 자신의 노래를 부르게 한 것과 달리 양정승과 정의송은 자신이 직접 가수 도전에 나선 경우다.

구본승의 ‘실연’, 조성모의 ‘불멸의 사랑’, 아이비의 ‘바본가 봐’ 등을 작곡한 양정승은 지난해 11월 말 가수로서 첫 앨범을 발표했다.

애초 그는 가수로 도전했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작곡가의 길을 걸어오다 음악생활 17년 만에 첫 앨범을 냈다.

이른바 ‘히트곡 제조기’들이 이처럼 자신들의 이름으로 앨범을 내놓는 것은 음악에 대한 욕구 때문이다.

이들은 일선 기획사들이 요구하는 스타일대로 곡을 쓰는 이른바 ‘맞춤형 음악’을 만들면서, 정작 자신들이 하고 싶었던 음악을 만들 기회가 없었다.

한 음반제작자는 “작곡가 음반은, 히트곡에 대한 욕심보다 ‘자기 스타일’을 보여주려는 음악적 욕구를 표출하고 싶은 자아실현의 의미가 강하다”며 “당분간 작곡가의 음반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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