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264>三人成虎, 十夫揉椎

  • 입력 2007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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成虎(성호)는 호랑이를 만든다는 뜻이다. 夫(부)는 사나이나 장정의 뜻으로, 役夫(역부)는 일꾼을 뜻한다. 夫婦(부부)에서처럼 남편이란 뜻이 있다. 夫君(부군)은 남편의 높임말이다. 夫人(부인)은 원래 제후의 아내를 가리키는 말로서 남의 아내에 대한 높임말이다. 따라서 남에게 자기의 아내를 일러 夫人(부인)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이다. 결혼한 여자라는 뜻의 婦人(부인)과는 크게 다르다. 夫子(부자)는 공자를 가리키는 말에서 연유하여 스승의 높임말이 됐는데 이때는 스승의 의미이다.

유(유)는 끌어당겨 잡는다는 뜻이다. 흔히 굽은 것을 펴거나 곧은 것을 구부린다는 뜻으로 사용한다. 또 손으로 비빈다는 뜻과 뒤섞는다는 뜻이 있다. 椎(추)는 방망이 또는 방망이로 친다는 뜻이다. 三(삼)과 十(십)은 구체적인 수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수가 많다는 뜻을 지니기도 한다.

호랑이가 나타날 리가 없는 곳일지라도 연이어 세 사람이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말하면 처음에는 믿지 않다가도 나중에는 믿게 된다. 일반 사람이 면하기 어려운 약점이다. 아들의 훌륭한 인품을 굳게 믿었던 曾子(증자)의 어머니도 처음에 아들이 살인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태연했으나, 연이어 세 사람에게서 같은 말을 듣고는 몸을 피했다고 한다. 살인자는 증자와 이름이 같았다.

여러 사람이 여러 번 말하면 없는 호랑이도 나타났다고 믿듯이, 없는 사실도 자주 듣다보면 진실인 양 믿기 쉽다. 그러면 부정적인 작용이 수반되기 마련이다. 교활한 자는 이를 악의적으로 이용한다. 流言蜚語(유언비어·근거 없이 모략적으로 날조하여 퍼뜨린 말)가 생겨나는 이유이다. ‘전국책(戰國策)’에 보이는 표현이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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