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봉준 리더십의 원동력은 도덕성”

  • 입력 2002년 12월 10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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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봉준,쑨원, 요코이 쇼난(왼쪽부터)
전봉준,쑨원, 요코이 쇼난(왼쪽부터)
전봉준을 위시한 동학사상가, 쑨원(孫文), 요코이 쇼난(橫井小楠) 등 19세기말∼20세기초 동아시아의 정치가 및 혁명사상가들이 세계사의 격변기에 동아시아를 이끌었던 리더십의 원동력이 본격적으로 조명된다.

한국동양사상사학회가 13∼14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외교안보연구원에서 ‘동아시아 근대사와 정치리더십-한국 일본 중국의 비교 연구’를 주제로 개최하는 국제학술회의에서는 이들의 업적을 냉정하게 평가하며 이 시대의 리더십의 요건을 논의한다.

▽동학〓연세대 사회과학연구소 오문환 연구원은 동학의 리더십을 ‘도덕성의 리더십’으로 규정하며 현대사회에서 본받아야 할 리더십의 요건으로 제시한다. 그는 발표문 ‘동학사상에서의 통치의 정당성 문제’에서 “동학은 도덕성을 상실한 권력을 인정하지 않았고, 도덕성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도덕적 인간이 되게 하는 수양의 방법을 제시하면서 인격적 변혁이야말로 진정한 정치변혁의 제1조건이라고 주장한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그는 “‘도덕’의 덕목은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경제적 효율성이나 생산적 정치와 같은 문제와는 동떨어져 보이지만 ‘정치의 인간화’라는 관점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쑨원〓중국 타이완(臺灣)대 추룽쥐(邱榮擧) 교수는 발표문 ‘쑨중산(孫中山)과 중국 민주헌정의 발전’에서 쑨원이 중국의 국부(國父)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오권헌법(五權憲法)이라는 이상적 헌법을 통해 그의 이상인 삼민주의(三民主義)를 구체화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민족 민권 민생주의라는 삼민주의는 입법권 사법권 행정권 감찰권(監察權) 및 고시권(考試權)이라는 오권의 분립을 통해 제도화되어 현재까지 대만의 국가발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요코이 쇼난〓일본 도쿄(東京)대 히라이시 나오아키(平石直昭) 교수는 메이지유신기(明治維新期)의 대표적 유교사상가인 요코이 쇼난을 재조명하며 그가 중시한 ‘신뢰’를 리더십의 주요 조건으로 제시한다. 그는 발표문 ‘요코이 쇼난의 사상적 리더십’에서 “요코이 쇼난이 붕우관(朋友觀)을 기초로 발전시킨 ‘신뢰’의 감정은 통치조직, 학교 등의 조직을 자발적으로 떠받쳐 주는 것으로, 나아가 일국 인민의 정신 전체를 근저에서부터 바꿔 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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