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세상/이정희]LED기술에 감성을 추가하자

  • 입력 2009년 3월 5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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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정부의 정책 추진에 따라 발광다이오드(LED)의 제조 및 응용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인다. LED라는 반도체 소자는 원리적으로 새롭다고 할 수는 없다. 갈륨비소(GaAs) 혹은 갈륨질소(GaN)를 근간으로 하는 화합물 반도체에 N형과 P형의 불순물을 주입하면 다이오드라는 소자가 생긴다. 여기에 전류를 흘리면 재료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빛을 방출한다. 이렇게 전기적 에너지를 빛 에너지로 변환해주는 소자를 LED라고 한다.

역사적으로는 1960년대 초에 GaAs 화합물 반도체에 인(P)이 첨가된 삼원계 화합물 반도체(GaAsP)에서 빨간색을 방출하는 LED 소자를 제조하기 시작했다. 파란색과 초록색을 방출하는 LED 제조는 1990년대 초에 일본의 니치아케미컬이라는 회사에서 GaN 반도체에 인듐(In)이 적절히 조합된 삼원계 화합물 반도체(InGaN)를 개발함으로써 가능하게 됐다. 빛의 삼원색인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을 내는 LED 제조가 실현된 셈이다. 이러한 진전으로 백색광을 비롯해 원하는 모든 빛을 방출할 수 있어 총천연색 디스플레이가 실현됐다.

왜 세계 각국이 LED의 성능 향상과 응용 연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까? 가장 큰 이유는 실리콘 반도체 소자처럼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백열등이나 형광등에 비해 소비 전력이 10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 데 있다. 또 수은과 같은 환경오염 물질을 함유하지 않아 친환경 스마트 광원으로 적합하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후면에 LED 조명 방식을 채용하면 색 재현성이 우수하고 고효율의 초슬림 LCD TV를 만들 수 있다. LED 조명으로 대형 또는 다양한 형태의 전광판을 고해상도로 구현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 2008 베이징 올림픽의 개막식 공연을 들 수 있다.

가로등 신호등 안내표지판 광고판에서 사용하는 재래식 전구나 네온사인을 LED 전구로 교체하면 막대한 절전효과뿐만 아니라 상업적 감성적 예술적으로도 한 단계 진보된 홍보효과를 노릴 수 있다. 농업과 수산업 분야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농작물의 광합성 작용을 도와 식물 성장을 빠르게 하거나 어종에 따라서는 어획량을 늘릴 수 있다. 최근의 프린터는 LED 방식으로 광원을 채택해 용지 공급 및 출력이 한결 빠르고 출력물이 실감나게 나온다. LED를 이용한 가시광선 무선통신기술이 개발되는 중인데, 조명과 통신을 연결하는 홈 네트워크에 적용되리라 예상된다.

우리의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이며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까? 자체 제조 기술은 기술 선진국 특히 일본에 뒤처져 있고, 생산량은 대만에 처지는 데다 중국의 맹렬한 추격을 받는 등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과 LG 등 대기업에서 차세대 반도체 산업의 하나로 적극 발전시키려는 움직임이 있고 정부가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으로 선정해 많은 지원을 할 예정이다. 매우 고무적인 사실이다.

LED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LED 자체 제조 기술과 단순 조명 기술에다 정보기술(IT)은 물론 광학기술, 문화기술에 감성까지 접목해 경관 조명, 인텔리전트 광고 조명처럼 디자인 개념이 함께하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기술을 축적해야 한다. 우리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잘할 수 있는 분야다. 몇몇 중소기업 혹은 벤처기업이 기대 밖의 좋은 기술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장래가 아주 밝다. 메모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제조 기술과 같은 IT 산업과 더불어 LED 자체 및 응용 산업은 매우 희망적으로 발전하고 한국의 미래에 중요한 성장동력 산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정희 경북대 전자전기컴퓨터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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