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입사선호 기업 제2부]<28>GS칼텍스…人材萬事成

  • 입력 2007년 11월 1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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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GS칼텍스에 입사한 국제금융팀 김연정(26·여) 씨. 그는 입사 4개월 만에 2만 마일의 항공 마일리지를 쌓았다. 올해 2월 홍콩과 싱가포르, 4월 미국 뉴욕 보스턴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를 다녀왔기 때문이다.

GS칼텍스는 IR를 통해 1995년 이후 가장 낮은 가산금리로 5억 달러 규모의 해외 채권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중질유분해시설(고도화 설비) 투자 등의 신규 사업 추진에 필요한 ‘실탄’이 마련된 것이다.

‘풋내기 신입사원’에게 이같이 막중한 책임이 따르는 해외 출장 기회가 주어진 이유는 뭘까. 그의 유창한 영어 실력 때문만은 아니었다. 국제 금융전문가로 성장하려면 일찍부터 현장을 경험해야 한다는 이 회사 특유의 인재 육성 철학에 따른 것이다.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GS칼텍스가 인재 육성을 통해 ‘100년 기업’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2004년 LG그룹에서 분리된 직후 창사 이래 최대 투자를 실시하는 등 새로운 성장엔진에 시동을 걸었다.

[1] 출발은 2등이지만 목표는 아시아 1등

“제2정유 실수자(實需者)에 호남정유.”

1966년 11월 17일 동아일보는 정부가 호남정유를 제2정유 사업자로 선정한 기사를 1면에 실었다.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해 석탄 중심의 산업 구조를 석유로 바꾸는 정부의 ‘주유종탄(主油從炭)’ 정책에 따라 국내 최초로 민간 정유회사 설립이 허용된 것이다.

이듬해 락희화학(현 LG화학)과 미국 칼텍스(현 셰브론)가 50 대 50으로 투자한 국내 최초의 민간 정유회사인 호남정유가 문을 열었다.

창립 초기 정제시설은 하루 6만 배럴 규모였고, 주유소는 72곳이었다. 올해 정제시설은 12배로 늘어난 하루 72만 배럴, 가스충전소를 포함한 주유소는 50배 이상으로 늘어난 3700여 곳이다.

GS칼텍스는 40년간 덩치를 키우는 것보다 효율성과 수익성 등의 실속을 중시하며 성장해 왔다. 하지만 결과에 만족하지는 않는다. 유전개발부터 대체에너지까지 에너지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에너지회사’로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창립 40주년 기념사를 통해 “아시아에서 수익성이 가장 높은 종합 에너지 서비스 리더가 되기 위해 잘 짜인 사업 포트폴리오와 고도화 시설 확충뿐 아니라 구성원 여러분의 탁월한 역량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2] 인화+합리주의…칵테일 조직 문화

GS칼텍스의 조직 문화는 용광로처럼 다양한 문화가 뒤섞인 ‘칵테일 문화’다. 과거 LG그룹 시절의 ‘사랑과 인화’의 문화와 1986년까지 공동 경영을 했던 칼텍스의 서구식 합리주의가 조직 문화 속에 배어 있다.

여기에 허동수 회장의 ‘악착 정신’이 GS칼텍스만의 독특한 색깔을 만들어 내고 있다. 허 회장은 일하는 태도가 이가 꽉 맞물린 것처럼 바늘 하나 들어갈 틈 없이 모질고 끈질겨야 한다는 뜻에서 ‘악착같다’라는 말을 즐겨 쓴다.

한 직원은 “의사결정이 되기까지 오래 걸리는 보수적인 문화가 남아 있지만, 한번 결정된 사항은 거침없이 추진된다”고 말했다.

비(非)상장기업인 GS칼텍스는 현재의 사업구조가 탄탄하기 때문에 변화와 혁신에 나서는 속도가 다소 더디다는 지적이 주변에서 나온다.

“안타깝게도 몇몇 사람은 입사 후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의 정열과 최고를 지향하는 노력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허동수 회장의 2007년 신입사원 입문 연수 수료식 연설)

‘미스터 오일’이라고 불릴 정도로 석유 전문가로 통하는 허 회장은 안정적인 사업 구조 속에서 안주하려는 직원들에게 “잠재된 1%의 의지까지도 깨우라”고 독려한다.

[3] 평균 재직연수 13.3년…이직률 2%대

GS칼텍스에서는 입사 후 1년간 과장급 이상 멘터의 일대일 도움을 받는다. 사원, 대리, 여직원, 팀장 후보 등도 모두 일대일 멘터가 지정된다. 멘터 선배는 후배들이 선택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팀장 후보의 경우에는 선배 임원들이 직접 팀장 후보를 선택한다.

직원들의 업무 적응을 돕고, 미래의 리더를 키우기 위한 제도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GS칼텍스에서는 신입사원에게도 선배 직원 못지않은 책임과 권한이 주어진다. 과감한 발탁 인사와 능력과 업적에 따른 보상 및 승진 시스템도 눈길을 끈다.

회사 측은 “신입사원이라고 해서 서류를 복사하거나 기존 직원의 업무를 지원하는 보조 업무만 시키지는 않는다”며 “신입사원도 제몫을 해야 업무가 돌아가는 팀제가 뿌리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공기업 못지않은 안정성, 대기업 급여와 복리후생이라는 장점을 고루 갖춘 GS칼텍스의 평균 재직연수는 13.3년. 특히 이직률은 2%대로 재계 최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신입사원의 1년 미만 퇴사율은 국내 기업 평균인 30%에 비해 크게 낮은 4% 수준이다.

생산직과 계약직을 제외한 전체 직원 1611명 가운데 여직원은 140명으로 8.7%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신입사원 중 여성 비율이 20∼25%로 여성 직원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2004년에 창사 이후 처음 노사분규를 겪었지만, 2005년 노사화합 선언을 이끌어 내고, 올해 회사 경쟁력 향상을 위해 임금 동결에 합의하는 등 ‘상생(相生)’의 노사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 최고의 자랑거리 ‘직원복지’

GS칼텍스 업무팀 한서희(23·여) 씨는 올해 1월부터 직장 동료 10여 명과 매주 4일씩 업무가 시작되기 전에 영어 또는 중국어 회화를 한 시간씩 공부하고 있다. 한 씨는 “수강생이 소규모인 데다 외국인 강사에게서 직접 배워 실력이 빨리 느는 것 같다”며 “수강료는 전액 회사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외국어 교육뿐 아니라 직무 관련 온라인 강의도 360여 개나 무료로 운영하는 등 직원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의료비 지원도 직원들이 자랑하는 대목. 1회 진료비가 5만 원이 넘으면 나머지 차액을 회사에서 지원해 준다. 성형 등 미용 목적의 치료는 예외지만, 치아 교정에 한해 전체 치료비의 50%를 대준다. 본인과 배우자의 경우 건강보험 적용 질병에 대해서는 지원 한도가 없고, 미성년 자녀에 한해 연간 300만 원까지 지원한다.

급여도 국내 정유업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 측은 2003년에 전체 직원의 평균 급여액이 2002년 기준으로 6198만 원에 이르러, 당시 삼성전자 포스코 SK에너지 등보다 높다고 밝힌 적이 있다.

GS칼텍스 측은 “연봉제로 개인차가 커 차장보다 연봉이 많은 과장도 있다”고 귀띔했다.

박용철(37) 경영전략팀 차장은 “우리 회사의 우수한 복지제도는 정유 업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며 “내 자식도 크면 입사를 추천하고 싶은 회사”라고 했다.

이 회사는 또 2005년부터 전남 여수공장 등 지방 근무 직원 자녀를 대상으로 2박 3일의 여름방학 캠프를 운영하는 등 가족의 복지도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 영어마을 체험, 공장 견학, 공연 관람 등의 프로그램도 적지 않다.

홍석환 GS칼텍스 조직문화팀장은 “가족들이 회사에 만족해야 직원들도 일을 잘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가족 대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직책별 연봉
직책연봉
임원1억 원 이상
팀장(부장)7000만∼9000만 원
팀원(사원∼부장)과장의 경우 5000만∼6000만 원
신입사원 초임3500만 원
특별성과급을 제외한 금액. 연봉제 시행으로 개인별 연봉은 차이가 날 수 있음. 자료: GS칼텍스

■ Q&A / 이런게 궁금해요

신입사원 연봉 3500만 원 선

지방순환 거친 뒤 근무지 배치

동아일보는 취업 사이트에 올라온 글을 토대로 구직자들이 궁금해하는 취업 관련 질문을 골라 GS칼텍스의 답변을 들었다.

Q. 신입사원 초봉은….

A. 특별 성과급과 교통비, 식대를 제외한 세전(稅前) 연봉이 3500만 원 선이다.

Q. 입사 후 근무지는 어떻게 정해지는가. 모든 직군별로 의무적으로 지방순환 근무를 해야 하는가.

A. 신입사원들은 일정 기간 지방에서 순환근무를 한다. 예를 들어 엔지니어 직군은 전남 여수 공장에서 1년, 마케팅·사업전략·재무·경영지원 직군 등은 전국 15개 지사에서 6개월 순환근무한다. 직군과 근무지에 따라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만큼 순환근무 이후에는 지원한 직군(근무지)에서 근무할 수 있다.

Q. 최근 합격자 중 여성의 비율은….

A. 2000년 이후 줄곧 20∼25%를 유지하고 있다.

Q. 신입사원 채용 시 학력, 연령 등의 제한이 있나.

A. 대졸 신입사원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으며 연령 제한은 없다.

Q. 지난해 입사 경쟁률은 어떻게 되나.

A. 2006년 대졸 신입 채용의 평균 경쟁률은 130 대 1이었다. 직군별로는 영업·마케팅(수도권) 직군이 550 대 1로 가장 높았다.

Q. 대학생 인턴사원 출신은 채용 시 우대하나.

A. 2005년부터 여름마다 인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우수 평가를 받은 인턴사원에게 최종 면접 기회를 주고 있다.

Q. 해외 근무나 해외 연수 기회는 많은가.

A. 해마다 직원 10여 명을 선발해 미국과 아시아의 경영대학원(MBA), 그리고 ‘지역 전문가 과정’ 등에 보낸다. 싱가포르(1곳), 중국(3곳)에 현지 법인이 있으며 현재 3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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