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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지리산 화개골 하동茶, 섬진강 봄빛을 튕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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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지리산 화개골 하동茶, 섬진강 봄빛을 튕긴다

입력 2007-05-11 03:01수정 2009-09-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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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화개(花開)골에서 피어나는 것이 꽃만은 분명 아닐 터. 골안 깊숙한 차 밭에 발을 들이니 싱그러운 차향도 함께 피어오른다. 입하(6일) 지나 그 푸름이 도도하리만큼 달아오른 화개골 산등성의 차 밭에서 만난 풍경 하나. 조성하 여행전문기자

하동 차 문화센터에 전시된 다기들.


《지리산의 형제봉 아래 하동, 아니 섬진강변 금빛모래톱 하동. 하나 더 붙이자. 이순신 장군의 노량해전 현장인 남해 하동. 그렇다. 하동은 산과 강, 바다를 두루 갖췄다.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국립공원을 두 개(지리산, 한려해상)나 보유한 곳. 하동뿐이지 않을까 싶다. 5월은 손이 바쁜 철이다. 재첩 캐는 어부도, 화개골 비탈밭의 찻잎 따는 아낙도. 당나라에서 차씨를 가져온 김대렴이 심었다고 전해지는 수령 1000년의 최고차(最古茶) 나무가 시배지에서 아직도 자라는 ‘야생차의 보고’ 하동. 매년 열리는 ‘하동 야생차문화축제’(제12회)가 17일 개막된다. 20일까지. 》

17일부터 하동 ‘왕의 녹차’ 야생차문화 축제

쌍계사와 칠불암이 깃든 지리산 화개골. 언제 봐도 아름다운 녹색의 천지다. 특히 쌍계사 칠불암으로 오르는 도로는 그 운치가 필설의 한계를 넘어선다. 섬진강 금빛모래를 등 뒤에 남기고 조영남의 노래 ‘화개장터’를 흥얼거리며 그 장터마저 옆으로 비껴 들어선 화개골. 맑은 물 흐르는 계곡(화개천)을 따라 오르는 십리 벚꽃 길(지방도 1023호선)은 화사한 벚꽃을 대신한 청초한 신록 이파리들로 지금은 초록빛 숲 터널이 됐다.


촬영: 조성하 여행전문기자

그 길에 지나는 쌍계사. 육조 혜능(달마가 창시한 중국불교 선종의 여섯 번째 조종)의 이야기가 이 대찰의 영험함을 더욱 빛낸다. 신라 성덕왕 때다. 삼법 스님이 혜능 스님을 뵙기 위해 당나라로 유학을 떠났다. 그런데 이미 열반을 하신 뒤. 그래서 무덤을 파고 스님 머리만 신라로 모셔 와 석함에 넣어 봉안했다. 거기가 여기 쌍계사다. 한데 놀라운 것은 이런 ‘불경(不敬)’을 예견한 혜능 스님의 예지다. 열반에 이를 즈음 스님은 이렇게 지시했다. “다비하지 말고 매장하라”고. 육조 혜능의 머리를 모신 자리에는 육조정상 탑이 섰고 그 탑은 현재 육조정상탑전(건물)의 보호를 받고 있다.

쌍계사를 나와 계곡 더 깊이 들어갔다. 칠불암을 찾아서다. 쌍계사는 큰 절집이다. 그래서 거기에는 속한 말사도 많다. 칠불암도 그중 하나다. 이름은 암자지만 당우가 10여 동이나 됐던 대찰로 이곳의 선원은 금강산의 마하연선원과 더불어 한국불교의 2대 선원을 이뤘다. 지리산 반야봉 아래 더는 갈 곳 없는 해발 780m의 계곡 막장이다. 그 칠불암도 속세의 여행자에게는 신비로운 이야기의 무대가 된다. ‘아자방(亞子房)’이 그것. 한 번 불을 때면 무려 40일간 온기가 가시지 않았다는 전설의 방이다.

그 방은 지금도 대웅전 옆 건물에 있다. 이 방은 처음 만들어졌던 때(신라 효공왕)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선방으로 이용되고 있다. 아자방이란 방 안이 ‘아(亞)’자 형태로 이뤄진 것을 말하는데 십자형 통로 사방의 네 귀퉁이로 작은 공간을 낸 것은 참선하는 스님들의 수행을 돕기 위한 공간확보 차원. 임진왜란 때도 용케 소실을 면했건만 여순 반란사건(1948년) 때 아깝게도 건물이 전소하는 바람에 훼손됐다. 그것을 1980년대 울산의 한 장인이 복원했지만 ‘40일’의 신화까지 복원하는 데는 실패한 듯 하다. 3년 전 작고한 본인 말로는 ‘27일까지는…’이었다고 한 스님이 전했다.

하동이 차의 고장이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쌍계사로 상징되는 불교문화의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차는 부처님께 올리는 일등공양품이다. 그래서 대렴공의 차 시배가 이 하동, 게서도 쌍계사와 칠불암이 있는 이 화개골에서 이뤄진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쌍계사와 더불어 그 차나무가 아직도 자라는 화개골. 이곳에서 차 한잔을 청함은 나그네의 당연한 요구요, 그 청에 기꺼이 응함은 이곳 차의 고장에서 차를 키우고 마시는 다인 다장(茶匠)의 의당한 접대라 할 만하다.

그래서 찾은 곳. 화개골 물 건너 급경사 산등성 바위틈의 야생차를 따는 아낙네의 모습이 훤히 내다보이는 전망 좋은 곳의 고려다원이었다. 원장 하구 씨의 차 강의는 열정이 넘쳤다. 아침에 따온 생차 잎을 장작으로 군불 지펴 무쇠 솥에 담은 뒤 맨손으로 덖어 내는 차 만들기 과정을 거침없이 보여 주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 “모름지기 좋은 차란 사람의 정성과 축적된 경험에서 나오며 차와 불의 조화가 관건이니 가마솥 덖음 차만이 색과 향과 미를 두루 갖춘 좋은 차일 따름입니다.”

차와 다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 진교면 백련리의 도요지는 일본에 건너가 국보로 대접받는 이도(井戶)다완의 출생지다. 그곳 사기아름마을에서 이도다완 재현에 힘쓰는 길성(길성도예 대표) 씨를 만났다. 그는 “이도다완은 여기 백련리에서 하동 흙으로 만들어졌다”며 “사찰에서 부처님께 올리는 헌다례를 위해 만들어진 다완이지 조선의 막사발(야나기 무네요시의 주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길성도예에 들르면 전시관에서 그가 재현한 이도다완을 볼 수 있다.

○ 여행정보

◇찾아가기=경부고속도로∼남이갈림목∼중부고속도로∼비룡갈림목∼대전통영고속도로∼진주갈림목∼남해고속도로∼하동나들목 ▽길성도예=진교면 백련리 352-5, 055-883-8486 ▽고려다원(www.hadongtea.com)=화개면 덕은리 2001-1, 055-883-2270

◇제12회 하동야생차문화축제 ▽홈페이지=festival.hadong.go.kr ▽문화관광과(군청) 055-880-2375

◇숙식정보 ▽맛집 △단야식당(사찰음식·사진): 여주인이 하동에서 나는 재료로만 직접 만든다. 사찰음식류의 채식 위주 반찬이 특별한 곳. 더덕주 매실주 등도 있다. 찻잎에 쇠고기볶음을 함께 넣은 찻잎비빔밥, 들깨국물로 낸 탕에 국수 대신 다양한 나물을 넣은 사찰국수도 시식해 볼 만하다(2인 이상 주문, 한 그릇에 5000원). 산채정식(더덕, 재첩 등 두 종류) 1인분에 1만원씩. 055-883-1667

하동=글·사진 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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