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신수정]6조 원 버는 ‘미키 마우스’… 韓 캐릭터 산업 더 키워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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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산업2부 차장
신수정 산업2부 차장
‘미키 마우스(Mickey Mouse)’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캐릭터다. 1928년 11월 미국에서 상영된 동시녹음 만화영화 ‘증기선 윌리’로 데뷔한 미키 마우스는 캐릭터계의 슈퍼스타다. 월트디즈니사가 미키 마우스로 벌어들이는 저작권 수입은 연간 6조 원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상 웃는 얼굴의 귀엽고 긍정적인 캐릭터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이듬해 대공황으로 우울감에 빠져 있던 미국인들은 행복한 표정에 발랄한 미키 마우스를 보면서 위안을 얻었다.

캐릭터 산업은 캐릭터라는 원천 창작물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장이다. 캐릭터가 소비자 일상 곳곳으로 파고들수록 몸값은 비싸진다. 월트디즈니사는 미키 마우스, 곰돌이 푸 같은 애니메이션 캐릭터 외에 2009년 43억 달러(약 4조8000억 원)에 마블을 인수하면서 엄청난 캐릭터들을 손에 넣게 됐다. 마블은 아이언맨, 헐크, 토르, 스파이더맨 등 8000여 개의 캐릭터 판권을 갖고 있다.

월트디즈니사의 주요 수익원은 캐릭터를 통한 상품, 이벤트, 테마파크, 엔터테인먼트 등이다. 이 회사가 지난해 올린 영업이익은 551억 달러(약 62조2000억 원)나 된다. 올해 90세를 맞이한 미키 마우스와 협업하려는 도시와 기업도 많다. 미키 마우스 세계 순회 프로그램의 이번 방문 도시는 서울이다. 서울시는 ‘I·미키인서울·U’라는 이름으로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고 롯데백화점, CGV 등도 미키 마우스 90주년과 연계된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미국 일본 같은 캐릭터 강국에 비해 갈 길이 멀지만 국내 캐릭터 산업도 지난 3년간 수출 성장률이 연평균 10%를 넘고 전체 시장 규모도 10조 원대로 커지는 등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토종 캐릭터도 하나둘 늘어나는 추세다.

2003년 등장한 ‘뽀로로’의 성공 이후 ‘로보카 폴리’ ‘또봇’ ‘라바’ ‘헬로 카봇’ ‘핑크퐁’ ‘카카오프렌즈’ ‘라인프렌즈’는 현재 한국 캐릭터 산업의 새 역사를 만들고 있는 주역들이다. 과거에는 TV가 유일한 플랫폼이었지만 PC와 모바일 같은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며 국산 캐릭터의 세계 진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스마트스터디가 만든 핑크퐁 상어가족은 미국 중국을 비롯한 160개국 이상의 앱 마켓에 진출했고 누적 다운로드 수는 1억5000만 건을 넘었다. 중국 태국 싱가포르 등 해외 10여 곳에서는 뽀로로 테마파크가 운영 중이고, 네이버의 캐릭터 사업 자회사인 라인프렌즈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를 비롯해 전 세계 주요 도시에 100곳 이상의 매장을 냈다.

특히 세계 시장에서 선전하는 국내 게임업계와 모바일 메신저 회사들은 최근 몇 년 전부터 캐릭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캐릭터가 가진 힘을 잘 알기 때문이다. 게임회사들에 인지도 높은 캐릭터는 지속 성장을 위한 강력한 무기가 된다. 닌텐도의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GO’의 인기에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포켓몬스터’의 힘이 컸다.

지난해 라인프렌즈가 방탄소년단(BTS)과 손잡고 만든 BTS의 캐릭터 ‘BT21’의 인기는 주목할 만하다. BT21은 여러 업체와 협업해 모바일 게임, 옷, 화장품 등 다양한 상품에 사용되며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음악, 게임, 만화, 식품 등 다양한 K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머지않아 세계적 인지도를 갖고 전 세계인의 생활 곳곳에 스며드는 캐릭터계의 슈퍼스타가 한국에서도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신수정 산업2부 차장 crystal@donga.com
#미키 마우스#캐릭터 산업#뽀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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