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이’ 노래 파문 알리 “저도 성폭력 피해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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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6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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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알리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상명대학교 상명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 새앨범 수록곡 ‘나영이’ 곡 가사 논란 긴급 기자회견'에서 공식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가수 알리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상명대학교 상명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 새앨범 수록곡 ‘나영이’ 곡 가사 논란 긴급 기자회견'에서 공식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저는 성폭력범죄 피해자 입니다.”

가수 알리(본명 조영진)가 최근 자신의 노래 ‘나영이’에 대한 논란에 사죄하며 숨겨왔던 자신의 비밀을 고백했다.

알리는 16일 오후 5시 반 서울 홍지동 상명대학교 내 아트센터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물의를 빚은데 대해 사죄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알리는 이날 아버지 조명식 씨와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노래로 논란이 됐던 나영이(가명)와 그의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재차 용서를 구하며 자신도 나영이와 같은 성폭력 피해자라는 사실을 밝혔다.

이어 함께 참석한 아버지 조명식 씨는 기자회견과 동시에 배포한 알리가 직접 쓴 사과문을 딸을 대신해 읽었다.

알리는 사과문에서 “3년여 동안 마음에 가지고 있던, 저의 가족 외에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비밀을 이제야 말씀드린다”며 “저는 성폭력범죄 피해자다. 저혼자 평생 짊어지고 가야할 비밀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파문을 겪으면서 조금이나마 오해를 풀고 싶다”고 밝혔다.

조씨에 따르면 알리는 ‘나영이’ 사건이 일어난 비슷한 때인 2008년 6월 평소 알던 후배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폭행을 당하는 과정에서 주먹으로 얼굴을 맞아 광대뼈가 골절되는 등 전치 4주의 중상까지 입었다.

조씨는 “범인은 이후 구속돼 징역2년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명령 200시간의 처벌을 받았지만 상해죄는 목격자가 없다는 등 증거부족으로 무죄 판결이 났다”고 덧붙였다.

알리는 “이런 비밀을 공개하자고 가족들에게 말했지만 부모님이 단호히 거부했다. 하지만 세상에 비밀은 없고 언젠가는 노출되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더구나 노래를 만들게 된 자신의 진정성이 의심받고 상업적 의도로 오해를 받아 “가족을 재차 설득해 부모님과 가족들의 동의 아래 이 자리에서 고백하는 것”이라고 과거를 공개하기로 한 어려운 결정을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알리는 비슷한 시기에 범죄의 피해자가 된 나영이의 마음이 자신과 너무 흡사할 것이라고 생각해 “나영이를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에 노래를 만들게 됐다“고 해명했다.

알리는 “나영이 사건을 듣고 성폭력 범죄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싶어 노래를 만들었고, 이번 앨범에 수록하게 됐다”며 “하지만 방법과 표현 등이 미숙하여 잘못을 저질렀다”고 사과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여자로서 감당하기 힘든 수치심때문에 한 때 극단적인 생각도 했지만, 그런 저를 견디기 해준 건 음악이었다”면서 “부디 노래할 수 있게 해 달라. 아픈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줄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울먹이며 고개를 숙였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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