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푸홀스가 홈런을 때리고 그간의 한을 푼 듯 의기양양하게 덕아웃에 돌아왔을 때 에인절스 덕아웃에는 아무도 그를 반기는 선수가 없었다. 덕아웃은 텅텅 비어 있었다.
에인절스 선수들이 덕아웃을 비운 이유는 푸홀스의 홈런을 특별하게 축하해주기 위해서다. 끝내기홈런 등 의미 있는 홈런이 터진 상황에서 간혹 펼쳐지는 메이저리그의 축하 방법 중 하나다. 무슨 일 있었냐는 듯 무덤덤하게 대하거나 숫제 덕아웃 안쪽에 위치한 락커룸으로 모두 들어가 휑한 덕아웃을 ‘연출’함으로써 홈런 친 타자를 당황시키는 것.
푸홀스 역시 시즌 첫 홈런의 감격에서 깨어나 잠시 당황한 듯 했지만, 베테랑답게 재빨리 덕아웃 안쪽으로 쫓아들어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다.
푸홀스는 지난 시즌 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LA 에인절스로 이적하면서 10년간 2억 4000만달러(약 2717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올 시즌 극도의 부진을 겪으면서 얼마 전 홈팬들로부터 야유를 받는 등 고전하고 있다. 타율은 1할9푼6리로 여전히 1할대이며 출루율 2할3푼7리, 장타율은 2할9푼5리로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사진 출처|MLB.com 영상 캡쳐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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