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칼럼]외재적 동기유발 vs 내재적 동기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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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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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바람 야구’로 1990년대에 두 차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던 LG트윈스 야구단은 2003년부터 8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구단은 LG뿐이다. 결국 최근 LG구단은 성과주의를 강화한 새로운 연봉 제도를 도입했다.

새 제도의 핵심은 진 경기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이긴 경기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선수들에게 연차를 불문하고 많은 돈을 주겠다는 데 있다. 가령 LG가 5 대 0으로 이기면, 주로 타점을 올린 타자들이 높은 승리 공헌 점수를 얻는다. 이 점수에다 선수 개인별 성적을 합산해 최종 고과를 산출한다. 구단은 이름값과 연차의 비중이 컸던 과거 제도와 달리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극대화하고, 건전한 내부 경쟁도 촉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우려도 있다. 우선 이긴 경기의 활약에 주로 집중하는 기준의 적정성 논란이다. 새 제도하에서 야수 중 최고점을 받은 선수는 고졸 2년차 유격수 오지환이다. 지난해 LG가 이긴 경기에서 3할대의 타율을 기록했고, 종종 결승타도 쳐 높은 점수를 얻었다. 구단은 그에게 지난해 2400만 원보다 세 배 넘게 오른 1억 원의 연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지환의 성적에는 상반된 평가가 존재한다. 그는 지난해 타율 0.241, 13홈런을 기록했다. 넓은 잠실구장에서 베테랑도 힘든 두 자릿수 홈런을 친 점은 인상적이다. 그러나 오지환은 어떤 포지션보다 수비 능력이 중요한 유격수다. 그는 지난해 8개 구단 유격수 중 최다인 27개의 실책을 범했다. 그의 실책으로 다 이긴 경기를 내준 적도 있다. 2할 4푼이라는 타율 자체도 낮은 편이다.

‘마당쇠’ 보직인 불펜투수나 패전처리조의 동기 부여도 힘들다. 야구는 흐름이 긴 스포츠다. 130경기가 넘는 한 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면 한 경기의 승리만큼, 질 때도 핵심 선수를 아끼면서 잘 지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새 제도에서는 불펜이나 패전조가 높은 고과를 받기 힘들다. 역전패를 당했을 때 선수들이 서로를 탓할 수도 있다. 투수진이 호투해도 야수가 실책해서, 선발 투수가 잘 던져도 불펜 및 마무리 투수가 승리를 날리는 게 야구다. LG는 포수와 투수가 마운드에서 언쟁을 벌이는 등 유난히 팀워크에 문제가 많았던 팀이다.

금전적 보상이 꼭 조직원의 성과 향상으로 이어질지도 의문이다. 미국 로체스터대의 에드워드 데사이 교수는 인지적 평가 이론을 통해 돈, 승진 등 외재적 수단으로만 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려는 시도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외재적 동기유발(extrinsic motivation) 시도는 인간에게 타인이 자신을 통제한다는 느낌을 줘 오히려 업무 몰입을 방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인간은 금전적 보상으로만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기에 타인의 인정과 같은 내재적 동기유발(intrinsic motivation) 요인의 중요성도 알아야 한다.

LG구단은 고과 체계 변경에 대해 충분한 사전 공지를 하지 않았다.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해외 전지훈련장에서 새 연봉 협상을 진행하는 바람에 더 큰 문제를 노출했다. 일부 선수들은 강한 불만을 표시했고, 선수단 전체의 훈련 집중력에도 영향을 끼쳤다.

구단의 기대처럼 LG가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두면 새 연봉제도는 야구계에 바람을 일으킬 것이다. 하지만 반대라면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모든 변화에는 항상 반발이 따른다. 그래서 변화를 할 때에는 매우 신중하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보상체계 개편=동기부여 수준 향상’이란 단순한 접근법은 적지 않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하정민 미래전략연구소 경영지식팀 기자 dew@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 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72호(2011년 1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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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식적 협력네트워크가 성과 좌우한다

▼ MIT 슬론매니지먼트리뷰


한 경영컨설팅회사가 정보기술(IT) 분야 직원들의 협력 네트워크를 분석했다. 이 결과 성과가 뛰어난 직원들은 다른 동료들과 판이하게 다른 인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수 직원들은 독특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주변 사람은 물론이고 각 분야 최고 전문가의 지식에 접근해 이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었다. 연구자들은 최근 이 비공식적인 협력 네트워크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개인 간의 비공식적이고 자율적인 상호작용이 혁신적인 해결 방안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역할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최고의 프로세스를 도입하는 교과서적인 경영 기법의 한계를 이 비공식적 협력 네트워크로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리더들이 이 같은 비공식적 협력네트워크를 파악하고 경영에 응용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MIT 슬론매니지먼트리뷰가 이 까다로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한국형 리더십 8가지 특징 살펴보니…

▼ 한국형 리더십


1651 년 효종은 충청도에서 모든 공물을 쌀로 통일해 내게 하는 대동법을 시범 시행하기로 했다. 각 지역의 특산물을 바치던 공물제도를 쌀로 내게 해 특산물 수송과 저장의 불편을 덜고 지방 아전의 부정도 막자는 취지였다. 대동법은 조선의 산업화와 근대화를 앞당긴 혁신적인 제도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제도 도입 초기 대신 상당수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했다. 방납을 통해 사리사욕을 챙기던 중앙 관료, 서리, 거상, 지방 토호까지 가세해 대동법 도입을 추진한 재상 김육을 압박했다. 김육은 굴하지 않았다. 대동법이 일반 백성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최종 결정권자인 효종을 끈질기게 설득했다. “대동법을 실시하려거든 신을 쓰시고, 그렇지 않으면 신을 노망한 재상으로 여기고 쓰지 말라”며 효종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육은 미래지향적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비전을 제시하며, 체계적 계획을 수립해 이를 실천하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한국 역사에는 현대에도 유효한 통찰을 주는 리더십 사례가 적지 않다. 다만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지난해 말 열린 ‘제3회 한국형 리더십 콘퍼런스’에서 발표된 한국형 리더십의 8가지 특징을 소개한다.



대량구매 할인 가격 책정의 수수께끼

▼ Knowledge@Wharton


미국 디즈니랜드의 1일 자유이용권 가격은 성인 기준 79달러다. 그런데 10일 자유이용권은 790달러가 아닌 단돈 243달러다. 10일 연속 놀이공원을 이용하려는 고객에게 무려 69%의 할인을 제공한다. 왜 그럴까. 디즈니는 놀이공원에 오래 머물수록 즐거움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찻잔 속에 앉으면 처음 3번은 재미있을지 몰라도 그 이후에는 지겨워진다. 그래서 파격적인 할인 혜택으로 고객을 유인한다. 그런데 10일 이용 티켓 가격을 243달러로 책정한 원리는 무엇일까. 디즈니는 왜 450달러나 650달러가 아닌 243달러가 수익을 극대화해 준다고 믿었을까.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인 와튼스쿨 연구진은 디즈니가 경쟁 및 다른 요소를 고려했을 때 가족 전체가 놀이공원을 오래 이용하도록 유도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최적 가격이 243달러라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는 디즈니의 과학적인 경영 기법이 숨어 있다. 하루 더 머물기 위해 사람들이 어느 정도를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 파악하고 이를 정확히 가격에 반영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기법을 적용했다. 기업이 골머리를 앓는 수량 할인의 가격 설정 노하우에 대한 최신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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