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포커스/최현정]요양원 노인학대…“부모 때리는 격”

  • 입력 2005년 6월 2일 03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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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소재 한 요양원에서 일어난 노인학대사건으로 인터넷이 들끓고 있다.

간병인이 휠체어에 앉아 있는 정신지체장애 할머니에게 발길질을 해댄 뒤 넘어진 할머니의 발목을 잡고 질질 끌고 다니는 모습이 1일 폐쇄회로(CC)TV에 잡혀 언론에 보도된 것.

할머니의 가족들은 “요양원 측이 어버이날에는 ‘버릇을 고친다’며 할머니를 독방에 감금하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했다”고 주장했다.

이 요양원은 미인가 시설이 아니라 환자당 한 달에 수백만 원을 받는 고급 사회복지시설이다.

1일 한 포털 사이트가 마련한 ‘노인학대 요양원 강력 처벌’이라는 제목의 게시판에는 600여 명의 누리꾼(네티즌)이 참여해 활발한 토론을 벌이며 대책을 요구했다. 이들 누리꾼은 “노인들이 요양은커녕 몸과 마음에 병만 얻어간다”며 분노했다.

누리꾼 ‘이상석’은 “부모 같은 분들께 어떻게 저럴 수 있는지 화가 난다”며 “본보기로 강력하게 처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daedalus2’도 “인허가 취소는 물론 관련자를 사법 처리해야 한다”며 “처벌이 가벼우면 앞으로 이런 일이 더욱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멋진 남자’는 “장애인 전담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데 우리도 같은 부류로 오인 받을까봐 걱정”이라며 “다른 사회복지시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정확히 사실을 밝혀서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그런가하면 일부 누리꾼은 노인복지 차원에서 해결책을 찾자고 의견을 내놓았다. ‘tree’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요양원에 맡기지 말고 집에서 돌봤으면 좋겠다”며 “전문 간병인들이 집으로 와서 간병해 주는 선진국형 복지시스템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해당 요양원은 “일부 간병인의 잘못일 뿐 상습적인 구타나 학대는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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