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 스타만들기 내자신도 어이 없어"…'얼짱 女강도' 영장

  • 입력 2004년 2월 24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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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북부경찰서는 네티즌 사이에서 ‘강도 얼짱’으로 불리며 세간의 화제를 모았던 이모씨(22·경북 경주시 안강읍)와 남자친구인 공범 김모씨(31)에 대해 24일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수배 1년여 만인 23일 오후 9시10분경 강원 양양군 낙산사 앞 해변에서 가족과 만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검거과정에서 흉기를 휘두르며 경찰과 격투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해 1월 범행 이후 경찰의 수배를 받자 강원 속초시에 원룸을 얻어 놓고 숨어 지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경찰에서 “나쁜 짓을 해 죄를 졌는데도 인터넷에서 나를 스타처럼 만들어 집 바깥으로 나오기가 더 힘들었다”며 “이제 마음이 오히려 편하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월 19일 오후 7시경 경주시 성동동 시외버스 승강장 부근에서 김모씨(여·32)에게 길을 묻는 것처럼 접근해 차에 태운 뒤 흉기로 위협하며 현금 277만원과 신용카드 3장을 빼앗고 김씨를 정부미 포대 속에 넣어 산속에 버렸다.

또 같은 달 24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한 카풀 승강장에서 강모씨(여·26)에게 접근한 뒤 똑같은 수법으로 금품을 빼앗아 달아나는 등 여자들만을 대상으로 3차례의 강도와 12차례의 절도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경찰의 수배에 따라 수배자 명단에 실린 이씨의 얼굴사진을 일부 네티즌이 인터넷에 올리자 “얼굴이 예쁘다” “탤런트 시키자”며 팬클럽이 생기는 등 이른바 ‘강도 얼짱’ 현상이 벌어졌다.

이씨는 고교생 때 경주시의 한 문화행사에서 여자 주인공으로 뽑히기도 했다.

포항=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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