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우리 아이, 흉터 안 남기려면

  • 입력 2008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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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을 맞아 야외에서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아이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자칫 넘어져 다치는 경우 흉터가 남지 않도록 대처해야 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봄철을 맞아 야외에서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아이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자칫 넘어져 다치는 경우 흉터가 남지 않도록 대처해야 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가 넘어져 상처라도 생기면 엄마의 가슴은 덜컥 내려앉는다. 예쁜 얼굴에 흉터가 남을까 봐 걱정이다. 그러나 상처가 생기더라도 관리만 잘하면 흉터가 남지 않을 수도 있다. 조급한 마음에 소독약부터 찾지 말고 정확한 대처요령을 아는 게 관건이다.》

○ 상처 난 후 6개월 지나야 완전히 피부 재생

상처가 생기면 피가 흐른다. 이때부터 피부는 이미 재생작업에 들어간다.

상처는 지혈, 염증, 증식, 성숙 등 4단계를 거치면서 아문다. 지혈이 되면 백혈구를 비롯한 염증세포들이 즉각 급성 염증반응을 일으켜 감염을 차단한다.

증식 단계에 이르면 다친 부위의 피부와 혈관 등이 재생된다. 대부분의 상처는 이틀 이내에 상피세포가 복원되면서 표피막이 생긴다. 상처에서 진물이 흐를 수도 있다. 이 진물에는 세포를 재생하는 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에 모두 닦아내면 안 된다. 6∼8주가 지나면 거의 아문다.

이때 상처가 완전히 나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피부 안쪽에 있는 ‘속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았다. 상처가 난 후 6개월까지는 피부 밑에서 콜라겐이 계속 생산되고 피부조직이 고르게 배열되도록 끊임없이 세포활동이 이뤄진다. 이 성숙단계를 거치면 비로소 피부가 완전히 재생된다.

상처는 아물었지만 흉터가 남을 수 있다. 이는 상처가 피부의 표피를 넘어 깊숙한 진피까지 침투했기 때문이다. 표피에 난 가벼운 상처는 흉터로 남지 않는다.

얼굴이 다른 부위보다 흉터가 더 많이 생기지는 않는다.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생긴 오해다. 오히려 얼굴 피부는 안쪽의 세포 활동이 다른 부위보다 활발하기 때문에 재생력이 뛰어나다.

○ 딱지 크고 고름 나오면 떼어내야

예전에는 상처가 생기면 빨간 소독약을 많이 썼다. 그러나 이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소독약은 세균만 죽이는 게 아니라 재생세포까지 죽여 버린다. 소독약을 바르면 상처에 빨리 딱지가 들어선다. 딱지는 피부 재생을 막고 흉터를 잘 생기게 한다.

상처가 생기면 깨끗한 물이나 생리식염수로 닦아주는 것이 좋다. 상처가 크다면 즉각 응급실로 가도록 한다.

상처 관리의 제1 원칙은 딱지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상처 부위를 축축하게 해 주는 것이 좋다. 건조해지면 바로 딱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일회용 밴드나 반창고를 붙일 경우 상처 부위가 마르기 때문에 딱지가 잘 생긴다. 이럴 때는 ‘메디폼’ ‘알레빈’ ‘폴리멤’ 등 이른바 ‘습윤 드레싱제’를 붙이는 게 좋다.

딱지가 생겼다면 크기에 따라 대처를 달리 해야 한다. 작은 딱지는 그대로 둬도 된다. 상피세포가 재생되면서 딱지가 절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딱지가 크고 고름이 나온다면 세포의 재생을 막고 있다는 증거다. 이럴 때는 떼어 내는 게 좋다. 다만 딱지가 생살과 착 달라붙었다면 이미 상피세포가 재생됐다는 뜻이므로 이때는 그냥 두도록 한다.

딱지를 떼어낼 때는 우선 상처 부위를 축축하게 해 줘야 한다. 이어 생리식염수에 적신 거즈나 솜으로 조심스럽게 떼어내면 된다.

‘마데카솔’ ‘후시딘’ 등 흉터치료 연고는 두껍게 바르면 오히려 상처 부위를 마르게 하므로 항상 얇게 발라야 한다. 이런 연고들은 흉터가 생긴 이후, 즉 성숙 단계부터는 효과가 적다.

성숙단계 이후의 흉터는 잘 없어지지도 않는다. 이때 ‘시카케어’ ‘콘투라투백’ 등의 연고를 6개월 이상 사용하면 어느 정도 흉터 완화 효과가 있다.

일단 생긴 흉터는 없어지지 않는다. 성형수술을 해도 흉터의 크기를 줄일 뿐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상처로 인한 흉터가 너무 커서 아이들이 정신적으로 위축된다면 성형수술을 고려할 수도 있다.

(도움말=홍준표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 오갑성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교수)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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